트럼프 따라 다니더니, 협상법도 배웠나...인판티노 "580억 줄께" FIFA 지분 매각 동의 서한

박상경 2026. 7. 30. 00: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로이터연합뉴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다니더니, 그의 벼랑 끝 협상술도 배워온 것일까.

국제축구연맹(FIFA)의 자회사 설립 및 지분 매각 추진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잔니 인판티노 회장이 211개 회원국 협회에 지지 여부를 묻는 서한을 보냈다고 영국 BBC가 29일(한국시각) 전했다.

5페이지 분량의 이 서한에서 인판티노 회장은 자신의 계획을 지지할 경우, 4000만달러(약 580억원)를 지급하겠다고 적었다. 이 중 초기 지원금 2000만달러(약 290억원)를 받기 위해선 오는 9월 19일까지 자신이 밝힌 지분 매각 계획을 수용해야 한다고 마감 시한을 정했다. 나머지 2000만달러는 내년 1월 1일부터 즉시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IFA는 이날 월드컵 등 국제 대회를 운영하기 위한 자회사를 신설하고, 지분 일부를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로 명명된 이 회사는 JP 모건 등 외부 투자자를 유치할 계획이며, 이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의 동생인 조슈아 쿠슈너가 이끄는 사모펀드 트라이브 이터널도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FIFA는 FFE 지분 절반을 보유하고, 211개 회원국에게 20%의 지분을 배분하며, 나머지 30% 지분은 투자자들에게 분배한다는 계획이다.

로이터연합뉴스
AFP연합뉴스

인판티노 FIFA회장은 "이 계획은 세계 축구 민주화에 관한 것"이라며 "놀라운 상업적 가치를 지닌 월드컵의 수혜를 모든 회원국이 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FFE 설립으로 각 회원국에 분배되는 지원금은 2000만달러(약 290억원) 이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BBC는 'FIFA는 인판티노 회장이 2026 북중미월드컵 직전 열린 이사회에서 이 제안의 개괄적 내용을 제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회의에 참석했던 인사들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며 '이들은 인판티노 회장이 수익 극대화를 위한 이상적 비전만을 제시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 대변인은 BBC를 통해 "이런 제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으며, 구체적 내용, 조건 등 어떤 세부 사항도 파악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UEFA는 성명을 통해 "FIFA의 계획은 선을 넘었다. 축구의 정신과 거버넌스는 거래할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 FIFA가 축구를 팔 권리는 없다. 모든 회원국은 이번 발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비난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UEFA는 FIFA가 FFE를 설립해 민간에 지분을 넘길 경우, 월드컵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잉글랜드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BBC를 통해 "FIFA의 이번 계획은 축구 역사상 가장 큰 위협이라고 본다. 2021년 큰 논란을 일으키고 48시간 만에 백지화 됐던 유럽 슈퍼리그 구상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평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각지에서 논란이 일고 있으나 FIFA는 계획을 강행하려는 눈치다. 앞서 월드컵 출전국을 32개에서 48개로 늘리는 과정에서도 크고 작은 논란이 있었으나 결국 실현 시켰다. 이번 북중미월드컵 기간 중에는 인판티노 회장이 64개국 확대안을 거론하는 등 거침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륙 연맹 중 가장 강력한 힘을 보유 중인 UEFA와의 대립은 불가피해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