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대지진 부른 단층이 또…日구마모토 규모 5.8 추가지진

김윤진 기자 2026. 7. 2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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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막이 터질 듯한 폭발음과 함께 유리창이 한꺼번에 깨졌고 연기가 사방을 뒤덮었다."

일본 남서부 규슈 구마모토(熊本)현에서 28일 발생한 규모 7.1의 강진 뒤 건물 일부가 붕괴된 대형 쇼핑센터 '이온몰'의 한 직원은 29일 X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올해 초 일본 지진조사위원회는 이 단층대가 전체적으로 활성화되면 규모 8.0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지진이 더 큰 지진에 앞서 발생한 '전진(前震)'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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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야쓰시로에서 한 방문객이 전날 지진으로 무너져 내린 야쓰히로 신사의 지붕을 안타까운 듯 바라보고 있다. 2026.07.29. 야쓰시로=AP/뉴시스
“고막이 터질 듯한 폭발음과 함께 유리창이 한꺼번에 깨졌고 연기가 사방을 뒤덮었다.”

일본 남서부 규슈 구마모토(熊本)현에서 28일 발생한 규모 7.1의 강진 뒤 건물 일부가 붕괴된 대형 쇼핑센터 ‘이온몰’의 한 직원은 29일 X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또 “한 발짝만 늦었어도 어땠을지 상상하면 아직도 살아 있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29일 오전 기준 이번 지진으로 최소 13명이 사망했고, 77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실종자가 많아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전력과 교통 관련 인프라가 크게 손상됐고,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라 구조 작업에 어려움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진 우려도 크다. 일본 기상청은 진도 7 지진이 두 차례 연속 발생한 2016년 사례를 들며 “앞으로 약 일주일, 특히 2~3일은 강한 지진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9일 오후 10시 19분경 구마모토 남남서쪽 53km 해역에서도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고, 경남과 전남광주 등에서도 흔들림이 있었다고 밝혔다.

● 내진 보강했지만 폭발로 무너진 이온몰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이날 오후 1시 30분경 열린 비상재해대책본부 2차 회의에서 사망자 13명 가운데 3명이 구마모토의 대형 쇼핑몰 ‘이온몰’ 붕괴로 숨졌다고 밝혔다. 이 중 2명은 20대 여성이었다. 인근 야쓰시로의 제지 공장에서도 11명이 갇혔다. 공영 NHK방송은 이 중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4명은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이온몰은 상점, 음식점, 영화관, 온천 시설까지 갖춘 구마모토 일대의 핵심 상업 시설이다. 2016년 4월 대지진 당시에도 서쪽 전문점 구역이 통째로 무너져 복구에만 1년 가까이 걸렸다. 이후 ‘재해에 더 강한 쇼핑몰’을 내걸고 내진 보강 공사를 벌였고, 지난달 13일에는 핵심 점포인 대형마트가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장했다. 하지만 45일 만에 또다시 발생한 대형 규모의 지진과 가스 누출로 추정되는 폭발로 건물 일부가 주저앉았다.

아사히신문이 공개한 영상에는 사고 당시 이온몰에서 자세를 낮추고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린 채 연기를 뚫고 빠져나오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붕괴 현장 앞에서는 이른 시간부터 가족의 무사 귀환을 기다리는 이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오전 2시에는 건물 안에 가족이 고립된 이들 10여 명이 경찰 통제선 안으로 들어갔고, 양쪽의 부축을 받으며 걷던 한 여성은 “만나러 갈게”라며 울음을 터뜨렸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온몰에서 근무하던 어머니와 폭발 뒤 연락이 끊겼다는 한 이용자는 X에 “병원 이송 명단에도 어머니 이름이 없다. 정말 사소한 정보라도 좋으니 아시는 분은 꼭 알려 달라 . 어머니가 반드시 내 앞에 다시 나타날 것으로 믿는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사회 기반 인프라 피해도 잇따랐다. 규슈전력에 따르면 29일 오전 7시 30분 기준 구마모토현 약 3만7010가구가 정전됐다. 국토교통성은 5개 현 23개 시정촌에서 단수가 발생해 최대 약 8만4000가구의 물 공급이 끊겼다고 밝혔다.

규슈 신칸센 또한 전 노선의 운행을 중단했다. 일본 3대 성으로 꼽히는 유명 관광지 구마모토성(城)의 덴슈(천수각), 성벽 등도 피해를 입었다. 29일 34도, 30일 35도 등 심한 폭염이 예보된 것도 향후 구조 작업을 어렵게 할 요인으로 꼽힌다.

● 여진 추가 발생 우려 고조

29일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야쓰시로에서 자동차 한 대가 전날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진 가옥 앞을 지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29일 오전 8시 30분 기준, 지진 관련한 사망자는 13명으로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2026.07.29. 야쓰시로=AP/뉴시스
일본 언론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강진의 진원은 ‘히나구(日奈久)’ 단층대라는 활단층으로 추정된다. 길이가 약 81km이며 2016년 구마모토 대지진을 일으킨 후타가와(布田川) 단층대와 남서쪽으로 이어져 있다.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는 당시 지진의 힘이 남쪽으로 밀리면서 히나구 단층대 남쪽 구간이 다음 지진을 일으키기 쉬운 상태가 됐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번 강진이 일어난 지역이 여기에 해당한다.

올해 초 일본 지진조사위원회는 이 단층대가 전체적으로 활성화되면 규모 8.0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이번에 지진이 난 구간에서 30년 이내에 대형 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최대 6%로 예상했다. 이는 일본 전역 활단층 가운데 가장 확률이 높은 ‘S등급’(3% 이상)에 해당한다고 요미우리신문은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지진이 더 큰 지진에 앞서 발생한 ‘전진(前震)’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2016년 구마모토 대지진 때도 히나구 단층대 북동쪽 일부가 규모 6.5 전진으로 먼저 움직였다. 이후 약 28시간 뒤 그 동쪽으로 이어진 후타가와 단층대에서 규모 7.3의 본진이 발생했다. 당시 전진 발생 직후에 ‘여진을 주의하라’는 경고가 나왔지만 이틀 뒤 더 큰 강진이 닥치자 ‘여진’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경계심을 낮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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