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한달새 9114→5663… 공포 휩싸인 개미들 손해봐도 ‘투매’

최미송 기자 2026. 7. 2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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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코스피는 한 달여 전의 사상 최고치(6월 22일 9,114.55) 대비 37.87% 하락했다. 국내 증시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달 25일 7810조 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급락세로 한 달 새 2800조 원 이상 증발했다. 지난해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2677조 원)에 달하는 돈이 사라진 셈이다.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주식 매매 일시 정지)가 발동할 정도로 증시가 급락한 건 SK하이닉스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에 반도체주가 하락한 게 직접적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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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코스피는 한 달여 전의 사상 최고치(6월 22일 9,114.55) 대비 37.87% 하락했다. 국내 증시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달 25일 7810조 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급락세로 한 달 새 2800조 원 이상 증발했다. 지난해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2677조 원)에 달하는 돈이 사라진 셈이다.

최근 주가 급락은 반도체에 지나치게 집중된 국내 증시 구조, 단일종목 레버리지 등에 쏠린 개인투자자의 ‘몰빵(집중) 투자’ 등이 증시 전체의 변동성을 키우면서 비롯됐다. 여기에 사실상 ‘빚투(빚내서 투자)’를 장려한 정부의 다양한 증시 활성화 정책과 상반기(1~6월) 급등장 분위기에 취한 개인들의 쏠림 투자도 영향을 미쳤다.

● 상반기 2배 상승하며 곳곳서 과열 신호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주식 매매 일시 정지)가 발동할 정도로 증시가 급락한 건 SK하이닉스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에 반도체주가 하락한 게 직접적 계기가 됐다. 중국발 메모리 경쟁 심화, 미국 빅테크 기업의 자금 조달 우려가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대형주가 흔들렸고, 이후 다른 업종까지 투매가 번지며 지수 전체가 무너졌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상하이 증시 상장 흥행, 중국 국영기업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 등에 따른 불안감에 더해 한국 주식시장의 투자 심리가 극단적으로 약해졌다.

올 초 4,30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가 지난달 9,300선까지 2배 이상으로 급격히 상승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곳곳에서 과열 신호가 나타났다. 빚투에 대해 “그동안 너무 나쁘게만 봤는데 레버리지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지난해 11월 4일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고 밝히는 등 당국은 무리한 투자에 대한 경계보다 과열 양상에 기름을 붓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올 5월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137조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빚투’ 지표인 증시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올 2분기(4~6월) 평균 35조 원을 웃도는 등 증시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확연하게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5월 27일 상장한 뒤 변동성이 커지며 하루 수백 포인트씩 급등락하는 장세가 이어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후 상승기에는 추격 매수가, 하락기에는 손절매와 반대 방향 베팅이 동시에 몰려 주가 등락폭이 더욱 커졌다. 이날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8~10%, SK하이닉스 레버리지는 18~21% 하락했는데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대금 총합은 15조 원으로 전날(8조2000억 원)보다 2배가량 많았다. 씨티그룹은 레버리지 상품 투자에 따른 국내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387억 달러(약 56조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기준 코스피 7월 월간 낙폭은 33.18%로 집계됐다. 이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1997년 10월 ―27.24%)보다도 큰 낙폭이다.

● 단기 조정 불가피… FOMC 결과 등 변수

29일 오후 서울 신한은행 본점 전광판에 코스피 장중 최저가가 표시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당분간 국내 증시는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29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정책)금리를 결정한다. 연 3.50~3.75%로 동결할 가능성이 크지만, 케빈 워시 의장 등의 매파적(통화 긴축 성향) 발언이 추가로 나오면 투자 심리는 위축될 수 있다.

이날로 예정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의 실적 발표도 변수다. 인공지능(AI) 시설투자액이 계획보다 줄어드는 등의 내용이 공개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더 끌어내릴 수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하락세가 지나치게 컸다며 바닥론이 고개를 들기도 한다.

향후 증시 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엇갈리는 전망을 내놓았다. 천소라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작은 변수에도 쉽게 급락하는 장세”라며 “당분간 투자 심리가 회복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충격이 잦아들면 8,000 이상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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