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구마모토 추가공장 건설 '스톱'… 반도체 공급망 적신호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6. 7. 2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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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관련 기업이 밀집해 '실리콘 아일랜드'로 불리는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규모 7 수준의 강진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지진 영향으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 구마모토 공장을 포함해 도쿄일렉트론과 소니,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등 핵심 기업의 생산 차질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도쿄일렉트론 구마모토 공장은 반도체 웨이퍼에 감광액을 바르고 회로 노광 뒤 현상하는 코터·디벨로퍼와 세정 장비, 웨이퍼 본더 등 3차원 패키징 장비를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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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반도체 클러스터
삼성·애플에 센서 공급 소니
공장 가동 멈추고 시설 점검
도쿄일렉 생산중단 장기화 땐
SK하이닉스 납품차질 가능성
물류·통신 인프라까지 붕괴
일본 규슈 서부 구마모토현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한 다음 날인 29일 일본제지 공장 굴뚝이 쓰러져 있다. 이번 지진으로 TSMC 구마모토 공장과 도쿄일렉트론, 돗판홀딩스, 후지필름 등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생산시설의 가동이 중단됐다. AP뉴시스

반도체 관련 기업이 밀집해 '실리콘 아일랜드'로 불리는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규모 7 수준의 강진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지진 영향으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 구마모토 공장을 포함해 도쿄일렉트론과 소니,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등 핵심 기업의 생산 차질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업계에 따르면 TSMC의 일본 자회사인 JASM은 전날 지진 발생 직후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 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하고 직원을 모두 외부로 대피시켰다. 이후 전 직원의 안전을 확인했으며 공장 건물에 대한 구조 안전 점검도 마쳤다.

TSMC는 현재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정상 가동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다만 생산설비와 공정에 대한 정밀 점검과 품질 검증 등은 계속 진행 중이다. 반도체 생산은 미세한 진동에도 수율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생산 재개 이후에도 공정 안정화 작업이 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현재 건설 중인 제2공장이다. TSMC는 공사 현장 자체에는 피해가 없다고 밝혔지만, 여진 가능성을 고려해 일부 공사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 제2공장은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의 핵심으로 꼽히는 곳이다.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총 1조6900억엔(약 15조원)이 투입된다. 이 가운데 일본 정부 보조금이 40%를 넘는 7320억엔(약 6조5000억원)에 달하고 소니와 덴소 등도 공동 투자에 나섰다.

◆ 잇달아 멈춘 구마모토 반도체

업계는 이번 지진이 구마모토 반도체 클러스터를 넘어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TSMC 구마모토 공장에 인접한 소니 이미지센서 공장도 가동을 멈추고 시설 안전 점검이 진행되고 있다.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소니의 점유율은 50%를 넘는다. 당장 오는 9월에 출시될 애플 아이폰 신제품에 영향을 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소니의 이미지센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도 탑재된다.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인 도쿄일렉트론 역시 구마모토현 공장 생산을 중단한 채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돗판홀딩스는 다마나시 반도체 패키징 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후지필름도 반도체 소재 생산시설에서 직원을 전원 대피시킨 뒤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

도쿄일렉트론 구마모토 공장은 반도체 웨이퍼에 감광액을 바르고 회로 노광 뒤 현상하는 코터·디벨로퍼와 세정 장비, 웨이퍼 본더 등 3차원 패키징 장비를 생산한다. 도쿄일렉트론은 코터·디벨로퍼 부문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이 90%를 넘는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장에 납품될 물량은 생산 일정에 차질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장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여진이나 전력·물류망 손상 등으로 생산 재개가 늦어지면 삼성전자의 평택 첨단 D램 투자와 SK하이닉스의 청주 M15X·용인 클러스터에 투입될 신규 장비의 납품·설치 일정 등이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용 웨이퍼 본더와 EUV 연계 코터·디벨로퍼는 대체 공급처가 제한돼 증설 속도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당시 도쿄일렉트론이 일부 생산을 재개하는 데는 약 10일이 걸렸다. 이 영향으로 장비 납기가 4주가량 지연됐다.

◆ 공장 가동 중단 장기화 우려

업계에서는 TSMC의 생산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에 대한 즉각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본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기업이 한 지역에 밀집해 있는 만큼 여진이 발생하거나 물류 차질이 장기화되면 생산 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남아 있다.

구마모토 강진은 자동차 업계의 생산 차질로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는 전날 가동을 중단한 규슈 지역의 3개 공장을 29일 오전 재가동했지만, 협력업체 피해와 물류 상황을 재점검하기 위해 31일까지 다시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혼다는 구마모토 오즈공장에서 스프링클러 작동으로 인한 누수 피해가 발생해 31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공급망을 떠받치는 물류와 통신망도 큰 타격을 받았다. 일본통운은 구마모토 지역의 집배송 업무를 대부분 중단했다. 이동통신 4사의 기지국 100곳 이상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 서울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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