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부산 38.8도 122년 만에 최고기온…해변 비우고 실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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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안으로 땀이 줄줄 흐릅니다.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너무 덥습니다."
부산의 낮 최고기온이 근대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122년 만에 가장 높은 38.8도를 기록하며 사상 최악의 폭염이 엄습했다.
이날 부산기상관측소의 기온은 오후 2시 56분 38.8도까지 올랐다.
1904년 4월 9일 부산에서 근대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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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주머니 등에 매단 작업자 [차근호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9/yonhap/20260729173542222pqxh.jpg)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손형주 박성제 기자 = "옷 안으로 땀이 줄줄 흐릅니다.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너무 덥습니다."
부산의 낮 최고기온이 근대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122년 만에 가장 높은 38.8도를 기록하며 사상 최악의 폭염이 엄습했다.
29일 오후 부산시청 앞 공원에서는 조경작업을 중단하고 짐을 정리하던 근로자들의 등마다 얼음주머니가 매달려 있었다.
팔에는 냉토시를 착용하고 얼굴과 목도 강한 햇볕에 노출되지 않도록 모자와 마스크 등으로 꼼꼼하게 가린 상태였다.
양손에 물통을 들고 온몸을 감싼 채 등에 얼음까지 대봤지만, 근로자들은 "그래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며 연신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도심 전체가 거대한 가마솥처럼 끓어오르면서 일상적인 활동조차 힘겨운 상황이다.
취재진이 부산시청이 있는 연산동 거리에 10분가량 서 있었을 뿐인데도 와이셔츠 등판이 축축하게 젖어 들었다. 거리를 걷는 시민들도 대부분 옷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
시민들은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조차 버티기 힘든 듯 건물이나 가로수 그늘 밑으로 서둘러 몸을 피했다.
얼음주머니를 매달고 걷거나, 연신 생수를 마시면서 발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폭염의 위력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부산시청 앞 공원 그늘에는 어르신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앉아 부채질하고 있었다.
한쪽 바짓단을 걷어 무릎까지 올리고 와이셔츠 단추를 반쯤 풀어 헤친 채, 더위에 지친 표정으로 벤치와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평소 공원에 옹기종기 모여 바둑이나 장기를 두던 어르신들도 이날만큼은 살인적인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일찍 발걸음을 돌렸다.
덩그러니 놓인 바둑판 주변을 지키는 사람은 평소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부산지역 지자체들도 기온이 최고조에 달한 오후 2∼3시께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돌자 현장 야외 근로자들의 작업을 중단하고 휴식을 권고했다.
대부분 60∼80대 고령층으로 구성된 이들 현장 근로자는 평소 풀베기와 방역, 환경정비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고령인 데다 뙤약볕에 그대로 노출돼 온열질환에 매우 취약한 이들은 지자체의 지시에 따라 일제히 작업을 멈춘 뒤, 인근 그늘이나 휴게 공간으로 이동해 시원한 물을 마시며 열을 식혔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날씨가 너무 더워 일단 작업을 멈췄다"며 "기온 변화와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현장 상황이 괜찮아졌다고 판단되면 업무를 재개하는 등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음 조끼 착용한 시민 [차근호 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9/yonhap/20260729173542696wwvm.jpg)
야외 작업이 멈춘 것과 달리, 도심 상가의 냉방기기는 쉴 새 없이 돌아갔다.
부산 사상구의 한 빵집에서는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장치가 하루 종일 가동됐다.
이 빵집은 무더위가 이어지자 평소 자주 사용하지 않던 에어컨까지 가동한 데 이어 선풍기도 추가로 구입했다. 가장 더운 한낮에는 에어컨 설정 온도를 평소보다 2도가량 낮췄다.
포장 전 열기를 식혀야 하는 빵이 높은 기온 탓에 좀처럼 식지 않자 빵 진열대 주변에도 선풍기를 틀어놨다.
업주는 "출근하자마자 에어컨을 켜 매장 온도를 빠르게 낮추려고 한다"며 "차가운 음료는 물론 팥빙수 같은 시원한 상품은 잘 팔린다"고 말했다.
이어 "불쾌지수가 높아지면서 불만을 제기하는 손님도 많지만, 직원들 역시 더운 날씨에 녹초가 된 상황이라 힘든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기록적인 폭염에 부산의 대표적인 피서지인 해운대해수욕장의 풍경도 달라졌다.
한낮 백사장은 맨발로 걷기 어려울 정도로 뜨겁게 달궈졌고, 평소 피서객들로 붐비던 백사장은 오히려 곳곳이 텅 비어 있었다.
부산을 찾은 관광객들은 해수욕장이나 야외 관광지 대신 백화점과 아쿠아리움, 대형 카페 등 냉방시설이 갖춰진 실내로 몰렸다.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부산을 찾은 안모(38)씨는 "해운대해수욕장과 마린시티 등을 찾아갔지만 날씨가 너무 더워 야외 관광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인기 카페를 찾아다녔는데, 가는 곳마다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30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전재수 시장 주재로 '폭염 중대경보 상황 판단 및 특별대책 회의'를 열어 폭염 피해 예방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멈춘 크레인 [차근호 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9/yonhap/20260729173542928mxkh.jpg)
이날 부산기상관측소의 기온은 오후 2시 56분 38.8도까지 올랐다.
1904년 4월 9일 부산에서 근대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이다.
종전 부산의 역대 최고기온은 2016년 8월 14일 기록한 37.3도였다. 부산 북구의 기온은 한때 39.0도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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