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담은 노트북 꼭 껴안고”…화재로 숨진 故허범욱 감독, 먹먹한 마지막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trdk0114@mk.co.kr) 2026. 7. 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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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향년 43세로 사망
유작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 개봉 잠정 연기
故허범욱 감독. 사진l인디스토리
화재 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故) 허범욱 감독이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영화 데이터가 든 노트북을 꼭 껴안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먹먹함을 안겼다.

한국독립영화협회와 배급사 인디스토리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23일 발생한 화재 사고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28일 오전 향년 43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빈소는 서울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 특3호실에 마련됐다.

고 허범욱 감독의 비보가 전해진 뒤, 만화가 석정현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원래 내일 수요일 공개 시사회 때 감독님 만나 뵙고 진행할 공개 좌담회를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주말 즈음 배급사로부터 사고 소식 전해 듣고 얼마나 어이가 없었는지 모른다”라고 적었다.

이어 “그의 유작이 되어버린 문제작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는 전해 듣기로 10여년 전부터 준비했다는데, 내용이 충격적이어서 그의 전작도 함께 찾아보며 같은 작가로서 여쭤보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면서 “허범욱 감독님의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어 부디 저 세상에서는 만들고 싶은 작품 영원히 자유롭게 만드시길 간절히 기도한다”라고 했다.

석정현은 29일 조문을 다녀온 뒤, 또 한 번 추모의 글을 남겼다. 그는 “원래 오늘 만나야 했던 분”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불의의 화재로 돌아가셨는데 영화 데이터가 들어 있는 노트북을 꼭 껴안고 계셨다고 한다. 가는 길이 외롭지 않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 메인 포스터
2009년 단편 애니메이션 ‘평범한 식사’로 데뷔한 고 허범욱 감독은 첫 장편 애니메이션 ‘창백한 얼굴들’(2014)로 제30회 홀랜드애니메이션영화제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국내외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허범욱 감독의 유작이 된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는 인간이 되려는 돼지와 짐승이 되려는 인간의 이야기를 그린 하드보일드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당초 8월 5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러운 비보로 개봉이 잠정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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