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조 증발한 국장…외국인·레버리지 ETF가 키운 ‘투매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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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힘없이 무너지고 있다. 이번 달 코스피는 IMF 외환위기 당시를 넘어 1990년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을 기록했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잠시 진정되는 듯했던 외국인 매도세는 다시 거세졌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누적 기준으로 유가증권 시장에서 18조4000억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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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이탈·레버리지 ETF 리밸런싱에 수급 왜곡
“수급 정상화 전까지 변동성 지속"
국내 증시가 힘없이 무너지고 있다. 이번 달 코스피는 IMF 외환위기 당시를 넘어 1990년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을 기록했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한 달 만에 증시 시가총액은 300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잠시 진정되는 듯했던 외국인 매도세는 다시 거세졌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는 전날에 이어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연이어 발동됐다. 코스피는 전날 10.84% 급락해 역대 일일 하락률 4위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장중 12% 넘게 하락했다. 지난달 22일 7997조원까지 불어났던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이날 5000조원대로 내려앉으며 한 달 만에 3000조원 가까이 줄었다.
증시 급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SK하이닉스 실적이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고, 주주환원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악재 외에도 기계적인 매도가 낙폭을 더 키웠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외국인 매도세에 손절성 매매와 포지션 축소가 이어졌고,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리밸런싱 물량까지 더해지면서 매도가 또 다른 매도를 부르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 20~23일 4거래일 동안 7조원 가까이 순매도한 뒤 잠시 매도 강도가 약해지는 듯했지만, 24일부터 다시 매도 규모를 키웠다. 이날까지 최근 4거래일 순매도 금액만 약 12조원에 달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누적 기준으로 유가증권 시장에서 18조4000억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개별종목별로는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7조5200억원, SK하이닉스를 9조9660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 자금은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으로 몰렸다. SK하이닉스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SOL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는 이날 거래대금 5조8961억원을 기록하며 상장 이후 역대 최대 거래대금을 새로 썼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일종목 인버스 거래가 폭발하고 있는 것도 부차적인 변동성의 출력을 높이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반등의 첫 조건은 외국인…“아직은 돌아올 신호 부족”
증권가는 급락세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국인 수급의 복귀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급락 이후에는 반대매매와 로스컷(손절매) 여파로 국내 수급 주체들이 그로기 상태에 빠지는 구조인 만큼 외국인 매수는 사실상 필연적인 요소”라며 “MSCI 신흥국(EM) 지수 내 한국 비중 축소 이후 패시브 자금이 언제 복귀하는지가 핵심 관찰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외국인 수급이 돌아올 조짐은 뚜렷하지 않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중순 외국인 매도 속도가 다소 둔화됐지만 소진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며 “환율이 안정된다고 외국인이 바로 순매수로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매수 전환은 원화 방향보다 반도체 현물과 코스피200 선물의 동반 순매수 여부로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20조원 잔고 그대로”…하락 때마다 매도 압력 키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순설정액은 약 20조원으로 정부 목표치인 5조원과 괴리가 큰 상태”라며 “이 잔고가 빠르게 줄지 않으면 주가 하락 때마다 일일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한 델타 리밸런싱(기초자산 비중을 다시 맞추기 위한 기계적 매매)이 반복되면서 낙폭을 키우는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자금도 아직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좌수는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 7억4100만좌에서 7억2000만좌로 2.8% 감소하는 데 그쳤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ETF는 경로 의존성이 있어 급락 이후 반등 과정에서도 손실을 줄인 투자자의 환매가 다시 매물로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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