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감독의 짝사랑? “큰 영감받아” 밝힌 번역자 “놀란 ‘오디세이’ 대본 최악”비판
”놀란 ‘오디세이’는 웅장하기만 하고 얄팍" 비판
“캐릭터 미성숙, 일부라도 제가 썼으면 부끄러웠을것” 평가절하

영화 ‘오디세이’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그분의 번역본을 보고 큰 영감을 받았다”고 했던 그리스 고전 석학이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 대본은 최악”이라며 영화 전체에 깊이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그리스 고전 분야 석학인 에밀리 윌슨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최근 ‘런던 리뷰 오브 북스’에 기고한 영화평에서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는 시간, 기억, 역사, 전쟁, 전사의 영광스러운 귀환과 그의 가족, 적, 동료, 친구, 이웃들의 삶에 대해 설득력 있게 말하지 못했다”며 “심리학적, 감정적, 정치적, 윤리적 깊이가 결여되어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또 놀란 감독이 직접 쓴 대본을 두고 “최악(abysmal)”이라며 “내가 만약 일부라도 썼다면 부끄러웠을 것”이라고 했다.
놀란 감독은 ‘오디세이’ 홍보 인터뷰 중 작품 제작 동기를 묻는 질문에 “윌슨 교수의 2017년 번역본 해석에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감독이 자신의 야심작에 영향을 줬다고 밝힌 것은 번역자에게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찬사다.
윌슨 교수는 냉정한 평가로 화답했다. 그는 놀란의 ‘오디세이’가 전반적으로 깊이가 얕다고 썼다. “놀란의 다른 일부 영화와 달리 ‘오디세이’는 망치는 게 불가능한 원작이 있어 지루하지 않았다”고 서두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는 그가 평소 하던 대로 웅장하고 얄팍하다”며 “큰 폭발과 거대한 거인을 전달하는 데는 매우 능숙하지만 큰 아이디어를 전달하기에는 영화적 비전이 혼란스럽고 캐릭터들은 미성숙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캐릭터들 중 누구도 자신의 행동이나 말에 대해 설득력 있는 동기가 없다”며 “놀란의 ‘오디세이’는 원작을 위대하게 만든 많은 요소가 결여돼 있다”고 썼다. 등장인물 중 맷 데이먼이 연기한 오디세우스에 대해 “매력 없고 유머가 없으며 멍청하다”고 평가했다.
영화 대사가 현대식 미국 구어체 영어를 쓴 부분에 대해서는 “구어체 미국 영어가 잘못이 아니다”라며 “놀란은 대화를 쓰는 데에는 재능이 없기 때문에, 대화가 설명적이고 밋밋하다”고 했다.
긍정적인 부분도 언급했다. “‘오디세이’ 개봉은 축하할 만한 이벤트”라며 “스트리밍 시대에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으고 있다”고 썼다. 이어 “문해력 저하와 인문학의 죽음을 말하는 시대에 저의 번역본을 포함한 ‘오디세이’ 번역본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며 “덕분에 문학, 언어, 역사학과가 폐지되지 않도록 설득할 수 있을지도 모르며, 그 점에 감사한다”고 했다.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는 북미 개봉 2주차에 10억달러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내달 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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