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표 수비수’ 이기혁 “월드컵 경험 통해 아시안게임 4연패 이끌 것”

한국 축구 대표팀 수비수 이기혁(26·강원)은 2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기혁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최종 엔트리에 ‘깜짝 발탁’돼 지난달 열린 본선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월드컵 당시 수비수이면서도 탁월한 빌드업(공격 전개) 능력을 보여준 이기혁은 9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23세 이하 축구 대표팀에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뽑혔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축구 4연패에 도전한다.
5월 홍명보 전 한국 대표팀 감독(57)은 대표팀 주전 수비수 김주성(26·히로시마)이 무릎을 다쳐 북중미 월드컵 출전이 힘들어지자 올 시즌 한국 프로축구 K리그1(1부) 강원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던 왼발잡이 수비수 이기혁을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포함시켰다.
이기혁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철기둥’ 김민재(30·바이에른 뮌헨), 이한범(24·미트윌란)과 함께 스리백을 구성해 한국의 후방을 지켰다. ‘홍명보호’는 1승 2패로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이기혁은 투지 넘치는 수비를 펼치는 동시에 날카로운 왼발 킥으로 측면 공격의 출발점 역할을 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기혁은 “월드컵 기간에 (김)민재 형이 꼼꼼한 경기 모니터링을 통해 앞으로 상대하게 될 선수들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팀의 수비 라인 전체를 조율하는 걸 봤다”면서 “민재 형에게 배운 것들을 아시안게임에서 잘 활용해 한국을 정상에 올려놓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기혁과 함께 월드컵에 참가했던 엄지성(스완지시티), 양현준(셀틱·이상 24·이상 미드필더)도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로 합류했다. 이기혁은 나란히 왼쪽 라인에 배치되는 엄지성과 함께 한국의 공격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기혁은 “내가 탄탄한 수비를 펼친 뒤 좋은 패스를 시도해 (엄)지성이의 공격 능력이 살아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와일드카드로 뽑힌 이후 지성이, (양)현준이와 ‘우리가 팀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기혁은 과거 수원FC와 제주에서 뛸 때 측면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 등으로 경기에 나섰기 때문에 다른 수비수들보다 드리블과 패스 능력이 좋다. 2024년 강원에 입단한 뒤부터는 스리백 중 한 자리를 담당하는 수비수로 변신하면서 수비 능력도 갖추게 됐다. 올 시즌 강원은 이기혁을 중심으로 탄탄한 수비(최소 실점 1위·14골)를 펼치며 29일 현재 K리그1 3위에 자리해 있다. 정경호 강원 감독(46)은 “(이)기혁이가 우리 팀 유니폼을 입은 뒤부터 수비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했다.
이기혁은 경기 상황에 따라 미드필더, 윙백(측면 수비수)으로도 뛸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이기혁은 “아시안게임처럼 변수가 많고 여러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대회일수록 내가 가진 멀티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 중 어떤 역할을 맡게 되더라도 사령탑의 지시를 완벽히 수행해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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