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은 정말 공짜일까"… 첫 내한 앞둔 재즈 거장의 질문

정준기 2026. 7. 29. 16: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대신 독자 플랫폼 고수한
현대 빅밴드 재즈 대표 마리아 슈나이더
"음악을 거저 내줘야 하는 뮤지션들 걱정"
3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오케스트라 공연
마리아 슈나이더. 다이나 레진 사진·라이브유니크 제공

현대 빅밴드 재즈를 이끄는 대표 주자. 재즈와 클래식을 넘나들며 그래미상을 7차례 받은 거장.

3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하는 미국의 작곡가 겸 지휘자 마리아 슈나이더를 수식하는 표현들이다. 명성에 비해 그의 음악을 온라인에서 접하긴 쉽지 않다. 2004년부터 뜻이 맞는 아티스트들과 만든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아티스트 셰어를 통해서만 작품을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 등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는 대표곡 몇 곡만 제한적으로 들을 수 있다.

슈나이더는 한국 방문을 앞두고 한국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뮤지션들에게 스트리밍은 재정적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스포티파이의 경우 상위 10%의 음악이 전체 스트리밍 횟수의 99%를 차지한다"며 "나머지 90%의 음악이 단 1%의 재정적 파이를 나눠 가지며 아웅다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인기곡 쏠림 현상을 부추겨 대다수의 뮤지션을 열악한 수익 구조로 내몬다는 주장이다.

슈나이더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하기 전 대다수 팬층을 확보해 안정적인 음악 활동을 해왔다. 반면 스트리밍이 거스를 수 없는 산업 구조로 굳어진 상황에서 젊은 뮤지션들이 슈나이더의 길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슈나이더는 "전 세계 거의 모든 음악을 사실상 공짜로 제공하는 거대 플랫폼들과 어떻게 경쟁할 수 있겠느냐. 이제 자신의 음악을 무료로 뿌리지 않으면 대중의 눈에 띌 기회조차 얻기 힘들다"며 "젊은 뮤지션들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슈나이더는 대중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고 호소한다. "기업이 당신의 데이터를 채굴하고, 당신을 중독시키고, 필요 없는 물건을 사게 만들고, 정치적 어젠다를 강요하며, 이 힘겨운 세상에 아름다움을 가져다주는 사람들의 생계를 파괴하고 있을 때 그것이 과연 진정으로 '공짜'라고 할 수 있을까요".

마리아 슈나이더. 엘미트 슈나이더 사진·라이브유니크 제공

최근 슈나이더의 작품에도 비슷한 문제의식이 반영됐다. 앨범 '콘서트 인 더 가든', '더 톰슨 필즈' 등 과거의 대표작들은 대체로 자연 풍경 등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서정성이 돋보인다면, 2020년 발표한 '데이터 로즈'나 올해 발표한 '아메리칸 크로'는 불협화음 등 실험적인 곡 구성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담았다. 슈나이더는 "모든 이가 무료 콘텐츠에 너무나 매료된 나머지 우리는 우리의 데이터로 대가를 지불했고, 이제는 끊임없이 알고리즘에 의해 이끌리도록 자신을 내맡기고 있다"면서 "이런 문제의식들이 제 음악에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의 음원 유통 구조는 음악을 듣는 환경도 바꿨다. 앨범 단위 감상보다는 배경음으로 쓰이는 경우가 잦아졌고, 곡의 일부만 온라인에서 널리 확산되기도 한다. 반면 슈나이더가 만드는 10분 안팎의 곡들은 영화처럼 구성돼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그 흐름을 따라가야 온전한 감상을 할 수 있다. 이번 공연에선 오랜 기간을 함께한 오케스트라와 함께 과거 대표작부터 최신작까지, 다양한 서사를 담은 음악들을 골고루 보여줄 예정이다. 슈나이더는 "사람들을 상상력과 아름다움, 힘, 그리고 이야기가 가득한 세계로 이끌고자 노력한다"면서 "서울 관객들에게도 꼭 이런 경험을 선사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마리아 슈나이더 오케스트라 첫 내한 공연 포스터. 플러스히치, 라이브유니크 제공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