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선에서 600선까지 불과 한 달…무너진 코스닥 위에 덮친 '상폐 리스크' [코스닥이 사라진다②]

최두선 2026. 7. 2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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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920.57→662.68 한 달 만에 28% 급락
새 상장유지 기준 적용 시 240개 기업 위험구간…150곳 상폐 가능성
해외는 개선기간 및 심사 병행…"투자자 보호 장치도 함께 갖춰야"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700선 아래로 내려간 코스닥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코스닥이 불과 한 달 만에 900선에서 600선으로 주저앉았다. 시장이 유례없는 유동성 위기를 겪는 가운데 상장폐지 기준 강화까지 본격 시행되면서 중소형 상장사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40곳 넘어섰나…상폐 위험 확산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지난 6월 29일 920.57에서 이날 662.68까지 떨어졌다. 한 달 만에 257.89p(28.02%) 급락한 것이다. 거래대금 감소까지 겹치면서 상당수 중소형주의 거래도 크게 위축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달부터 코스닥 상장유지 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시가총액 기준은 기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됐고 내년 1월에는 다시 300억원으로 높아진다. 30거래일 연속 기준 시가총액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후 90거래일 가운데 45거래일 연속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주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도 신설됐다. 완전자본잠식 기준은 사업연도 말에서 반기로 확대됐고 최근 1년간 공시위반 벌점 기준은 누적 15점에서 10점으로 낮아졌다.

KB증권은 앞서 지난 10일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기업이 143개, 주가 1000원 미만 기업이 146개로 집계됐으며 중복을 제외하면 약 240개 기업이 상장폐지 위험구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전체 코스닥 상장사의 약 14%에 해당한다.

다만 해당 분석 이후 코스닥지수가 830선에서 650선까지 급락한 만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재 위험구간에 놓인 기업이 상당수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동성이 마른 시장에서는 주가 하락이 시가총액 감소로 직결돼 상장유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서는 지난 2월 이번 개혁방안을 반영한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수가 150개 내외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23년 8건, 2024년 20건, 지난해 38건으로 추정된 과거 수치와 비교했을 때 대폭 증가한 규모이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상장폐지 기준 강화로 저가주와 소형주, 적자 지속 기업의 퇴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장폐지 요건에 근접한 기업일수록 투자자금 이탈이 빨라질 수 있어 시가총액과 주가 추이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는 개선기간 병행…국내는 '신속 퇴출' 방점
시장 참여자들은 부실기업 퇴출이라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주가와 시가총액 등 시장가격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최근 투자자금이 대형주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집중되면서 중소형주의 거래가 줄어든 만큼 시장 전반의 급락이 기업의 시가총액 요건 충족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상장유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에 대해 개선기간 부여와 개선계획 제출, 질적 심사 등을 거쳐 계속상장 적격성을 판단한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은 사안별 개선기간과 심사 절차를 운영하고,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도 시장성과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반면 국내는 시가총액과 동전주, 완전자본잠식, 공시위반 등 정량 기준을 강화해 기준 미달 기업의 신속한 퇴출 가능성을 높였다.

정지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일본은 개선 절차와 심사를 통해 계속상장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반면 국내는 정량 기준과 회복 절차를 명확히 해 퇴출 속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라며 "정량 기준 강화와 함께 심사 절차의 일관성, 공시정보의 충실성, 투자자 보호 장치를 지속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상장폐지 기준 강화는 장기적으로 자본시장 신뢰 회복에 기여할 수 있지만 상장폐지 위험 기업의 불법행위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제공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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