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기, 'MLCC 전제품 30% 인상' 통보문 보냈다…3개월 만에 인상폭 4배
삼성전기 "공급망 압박이 흡수 가능 수준 넘어서"
삼성전기가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가격을 30% 올린다. AI (인공지능) 서버와 전장 수요가 폭증하면서 부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부품사도 가격 협상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판매 파트너사에 보낸 안내문에서 오는 8월 1일 이후 출하분부터 MLCC 가격을 현재 판매가 대비 30%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대상은 삼성전기 마킹 비즈니스 코드가 적용된 모든 MLCC 품목이다. 해당 내용은 대만 외신 등을 통해서도 보도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업계에 알려진 삼성전기의 검토안은 5~10% 수준이었다. 당시만 해도 구체적인 인상폭과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단계였는데, 석 달 만에 실제 통보된 인상률은 그 4배에 달한다. 그만큼 수급 상황이 빠르게 악화됐다는 의미로 읽힌다.
MLCC는 전자기기 안에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순간 안정적으로 공급해 전압 변동을 억제하는 초소형 부품이다. 스마트폰 한 대에 800~1000개가 들어가고 AI 서버와 전기차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물량이 탑재돼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개당 단가는 낮지만 탑재량이 워낙 많아, 30% 인상이 세트 제조사의 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

주문이 출하를 크게 웃돈다는 뜻으로 두 회사 모두 연중 가동률이 90%를 넘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안내문의 적용 범위는 특정 비즈니스 코드가 적용된 제품으로 명시돼 있어, 유통 채널 물량이 중심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삼성전기는 MLCC를 포함한 공급 부족에 대응해 세종과 부산에 총 23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공시했다. 연간 자본지출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규모로 고객사 자금이 증설 과정에 함께 유입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단순한 설비투자 확대를 넘어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고객이 증설 비용을 분담하는 방식은 메모리 업계의 장기공급계약과 유사한 흐름이다.
삼성전기는 해당 내용에 대해 "외신에서 나온 내용을 포함해 전반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증권가는 최근 2900억원이 넘는 MLCC 계약 공시에 대해 직전 수주가 일회성이 아니었음은 물론, 공급자의 가격 결정력이 더 강화됐다고 바라봤다.
메리츠증권 양승수 애널리스트는 "첫 번째 인상과 비교해 인상 폭과 적용 범위가 모두 확대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 5월에는 일부 MLCC에 한해 가격 인상이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삼성전기 Markup Business Code 산하의 모든 MLCC 제품으로 적용대상이 확대됐고 최근 시장 우려와 달리 범용 MLCC 가격 사이클도 예상보다 장기화될 전망"이라고 제시했다.
iM증권 고의영 애널리스트는 "MLCC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삼성전기와 무라타 등 소수에 불과하다"며 "삼성전기의 MLCC 가동률은 이미 1Q26 기준 95%에 도달했고 여기에 2027년 연간 LTA 공급 물량이 누적되면서, 범용 MLCC에 대한 생산 배분 추가 축소뿐 아니라 증설도 필요하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