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리포트]기약 없는 족쇄, 출국금지…참고인도 수개월 출금 태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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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구속 자체를 수사 성과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수사기관의 임의적 판단에 따라 피의자뿐 참고인에게까지 출금 사실을 통지하지 않는 것이다.
백 변호사처럼 지난해 5월 공항에 가서야 출금 사실을 알게 된 김모 변호사는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검찰 면담 때 주임검사가 '참고인이 없으면 (수사를 진행할 때) 불편하니까 일단 출금부터 하는 것 같다'는 취지의 말을 해 황당했다"고 말했다.
피의자가 아닌 경우 출금을 요청하려면 범죄 수사에 중대하고 명백한 장애가 생길 수 있음을 수사기관이 구체적 자료를 통해 입증해야 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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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규정에 참고인까지 무차별 출금
횟수 제한 없어 수사기관 임의로 연장
'묻지마 출금'에 기본권 제한 비판 커져
[편집자주]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구속 자체를 수사 성과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런 풍토 속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이나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한 불구속 재판 원칙은 교과서 속 얘기다.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은 예외적 구속이 오히려 표준이 돼버린 '뉴노멀' 수사 관행을 바로 잡을 기회다. '동행미디어 시대'는 '피의자 인권을 말하다' 시리즈를 통해 지금까지 이어져 온 수사 편의적 행태를 지적하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확인 결과 그해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성남FC 감사를 지낸 백 변호사를 출국 금지했다. 하지만 출금 이후 검찰은 두 달 넘게 백 변호사를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다. 그러면서 출금 기간을 다시 연장해 그해 12월 24일까지 출금 조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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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백 변호사처럼 그 기간 실제 출국에 나서지 않는 한 출금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 데다 법조인이 아니라면 국가를 상대로 이의신청이나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도 쉽지 않다. 또 법무부가 수사기관 등의 출금 요청을 대부분 검증 없이 수용하다 보니 당사자가 출금 이후 이의신청을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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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출금의 '무제한 연장'이다. 통상 출금은 세부 기준에 따라 1개월, 3개월, 6개월 단위로 이뤄진다. 하지만 연장의 상한은 없다. 10번이고 20번이고 연장이 가능한 구조다.
'동행미디어 시대'가 법무부에 출금 승인 뒤 1인당 평균 출금 기간과 평균 연장 횟수를 문의했으나, 돌아온 답은 관련 통계가 없다는 것뿐이었다. 수사기관의 출금 요청이 대부분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얼마나 연장하는지, 언제 해제하는지에 대한 집계가 전무한 것이다. 출금에 대한 사법적 통제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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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나는 법조인이라 소송으로 대응이 가능하지만 일반인들은 항의조차 하기 힘들 것"이라며 "특히 사업상 해외에 자주 나가야 하는 기업인들은 출금 조치 시 막대한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현재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지난해 11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피의자가 아닌 경우 출금을 요청하려면 범죄 수사에 중대하고 명백한 장애가 생길 수 있음을 수사기관이 구체적 자료를 통해 입증해야 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다만 주가 조작과 같은 대규모 금융 사건이나 부정부패 사건처럼 거래구조가 복잡하고 계좌 추적에만 1~2년씩 걸리는 사건이 있는 만큼 출금 규제를 일괄적으로 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손우창 변호사(법무법인 트리니티)는 "금융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많고, 불특정 다수 피해자가 지속해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수한 수사를 고려해 출금 규제를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데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동행미디어 시대'에 "현재 출금 기간의 장기화 방지, 이의신청 등 불복 절차의 개선을 중심으로 출금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 개선안 마련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아현 기자 choah@sidae.com 최혜승 기자 hsc@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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