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불평등서 자산 불평등으로…서울 아파트 매수한 청년과 부모 찬스 [초고가 주택 논란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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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인데, 20억~30억원짜리 아파트를 '초고가 주택'이라고 부르는 게 가혹하다면 그가 말하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무얼 의미하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두고 30억원이니 50억원이니 하는 얘기가 나오는 거죠.
1년간 한푼도 안 쓰면 4300만원 정도를 모을 수 있지만, 그건 정말 비현실적이죠.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잡자면서 "30억원은 가혹하다" "20억원은 큰일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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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 주택’ 논란과 李 정부의 진심②
대기업 취직자도 10억원은 언강생심
결혼 포기하고 저축해도 최소 30년
청년층 ‘영끌’에도 기존 자산은 필수
소득 불평등 넘어 자산 불평등 심화
# 우리는 '초고가 주택 논란과 李 정부의 진심' 1편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 도중에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언급하면서 국민 정서와 다소 동떨어진 인식을 내비친 점을 짚었습니다.
#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인데, 20억~30억원짜리 아파트를 '초고가 주택'이라고 부르는 게 가혹하다면 그가 말하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무얼 의미하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10억원짜리 아파트도 그저 한낱 꿈일 뿐인 청년들의 현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초고가 주택 논란과 李 정부의 진심' 2편에서는 그런 청년들의 현실을 짚어봤습니다.
![대기업에 취직해서 30년간 알뜰히 모아도 10억원 아파트를 장만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사진|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9/thescoop1/20260729130052966fdsd.jpg)
■ 쟁점③ 대기업 다녀도 10억원 못 모으는 현실 = 각종 통계 따위는 접어두고 사례 하나만 들어보겠습니다. 지난해 대기업에 입사한 최성훈(가명·28세)씨는 주변에선 꽤 성공했다는 평을 듣습니다. 하지만 계산기를 두드려 본 그는 한숨부터 쉬었습니다. 그의 초임은 월 실수령액 기준 약 360만원(연봉 5000만원)입니다. 1년간 한푼도 안 쓰면 4300만원 정도를 모을 수 있지만, 그건 정말 비현실적이죠. 월급의 절반만 저축하려 해도 주변에서 '짠돌이' 소리를 들어야 할 겁니다.
중요한 건 그렇게 30년을 저축해도 10억원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물론 10년쯤 후에 과장이 되고, 20년쯤 후에 부장이 됐을 때 저축액까지 감안한 얘기입니다. 결과적으로 모두가 우러러보는 대기업에 입사한 성훈씨의 경우에도 30년가량 번 돈의 대부분을 꼬박 저축에 올인해야 겨우 10억원을 마련할 수 있단 얘기입니다.
당연히 성훈씨가 그 기간만큼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의 얘기입니다. 노후 준비는 물론,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는 상황은 계산에 포함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면 지출은 더 늘어나겠죠. 은행 이자로도 감당이 안 될 겁니다. 번 돈을 저축이 아니라 재테크로 불리는 상황도 계산엔 없습니다. 그럴 경우 돈을 벌 수도 있지만, 잃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건 대기업에 입사한 성훈씨가 직접 두드려본 계산입니다. 급여가 훨씬 낮은 중소기업에서 일하거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이들의 입장에서 계산해 본다면 그야말로 참담합니다. 청년층(20~39세) 임금노동자 10명 중 4명(2024년 기준 68.8%)이 비정규직이라는 걸 감안하면 청년 중 절반은 '10억원짜리 내 집 마련의 꿈'조차 꾸지 못하는 거죠.
![[사진|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9/thescoop1/20260729130054227jptj.jpg)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도 "20~30대 청년들이 서울의 아파트를 사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지난 4월엔 "올해 청약 당첨자 10명 중 6명이 30대 이하"라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죠.
그 답은 바로 '부모 찬스'입니다. 지난 6월 김종양 의원(국민의힘)이 국토교통부를 통해 입수한 '서울 주택 매수 자금조달계획서 집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30대 이하인 청년들이 '증여·상속을 통해 주택 매수 자금을 조달한 금액'은 8128억원이었습니다. 전체 연령대(1조5248억원)의 53.3%에 달했습니다. 특히 이 비율은 2023년(41.4%) 이후 3년 연속 상승했습니다.
쉽게 말해, '서울에선 증여나 상속을 활용해 집을 사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는 뜻이죠. 이 과정에선 편법 증여나 부모의 대납, 차명 매입 등 다양한 부정행위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국세청은 지난 5월 '편법 증여'가 의심되는 탈루 혐의자 127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하기도 했죠.
기존 자산이 갑자기 늘어난 청년들도 서울의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구매하는 이들입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30대 이하 청년들이 '주식·채권 등을 팔아 주택 매수 자금을 조달한 금액'은 5249억원이었습니다. 전체 연령대(1조4768억원)의 35.5%입니다.[※참고: 주식시장에서 번 돈으로 아파트를 산다는 건데, 주식시장 정상화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끌어오겠다는 이 대통령의 전략이 성공할지 의문입니다.]
■ 쟁점⑤ 소득 양극화 넘어 자산 양극화 = 결국 이런 결론이 도출됩니다. '기존 자산이 없으면 주택도 없다.' 2010년대 초반, 우리 사회는 '소득의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양극화를 우려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소득의 불평등'을 넘어 '자산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단 방증입니다. 성훈씨의 사례에서 봤듯 대기업 취업으로도 이 불평등의 선은 넘을 수가 없습니다. '10억원짜리 내 집 마련의 꿈'조차 못 꾸는 이들은 말할 것도 없겠죠.
![[사진|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9/thescoop1/20260729130055533hpnu.jpg)
그런 측면에서 이번 보유세 개편의 핵심이 '초고가 주택' 기준 잡기로 흘러서는 곤란합니다. 그보다는 국민 다수가 체감하는 주거 현실과 정책 논의의 간극을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를 보유세 개편의 과제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요. 정책은 '얼마부터 부자라고 볼 것인가'를 고민하지만, 많은 국민은 '언제 집을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으니 말이죠.
그렇다면 보유세를 어떻게 개편해야 그 간극을 좁힐 수 있을까요.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발표되면 개편안을 토대로 이 문제를 다시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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