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자보험 반년만에 13조…실손 추월하나

박성준 2026. 7. 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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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간편심사)보험 시장이 올해 상반기에만 13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실적(약 17조8000억원)의 75%에 육박하는 규모로, 올해는 20조원을 넘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 시장까지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병자보험 시장은 고객의 병력에 따라 요율을 세분화해 고객별 최적의 보험료 설계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건강한 가입자가 줄어드는 시대에 병력이 있는 고객 가운데 상대적으로 건강한 사람을 찾아내려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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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손보 10개사 유병자보험료 13.2조
반년 새 전년 전체 보험료 75% 육박
“유병자 중 건강 고객 찾기” 경쟁 치열
신계약은 감소세…손해율 규제도 변수

병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간편심사)보험 시장이 올해 상반기에만 13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실적(약 17조8000억원)의 75%에 육박하는 규모로, 올해는 20조원을 넘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 시장까지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손의 아성도 넘본다…3년 새 몸집 50%↑=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생명·손해보험 10개사의 올해 상반기 유병자보험 원수보험료(수입보험료)는 13조2129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년 만에 2023년 연간 보험료(11조8410억원)를 넘어섰고, 지난해 연간 실적(17조7878억원)의 74.3%에 달했다.

유병자보험 시장은 최근 2년 새 50% 넘게 성장했다. 특히 손해보험업계가 매년 3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확대를 주도했다. 지난해 실손보험 보험료 수익은 18조원으로, 유병자보험과의 격차가 1800억원 수준까지 좁혀졌다.

유병자보험 시장은 최근 2년 새 50% 넘게 성장했다. 특히 손해보험업계가 매년 3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확대을 주도했다. 지난해 실손보험 보험료 수익은 18조원으로, 유병자보험과의 격차가 1800억원 수준까지 좁혀졌다.

유병자보험은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이나 과거 병력이 있는 사람도 가입할 수 있도록 심사 기준을 완화한 건강보험이다. 통상 ‘3·10·5’ 등의 숫자를 붙여 ▷3개월 내 입원·수술 여부 ▷10년 내 암 진단 여부 ▷5년 내 중증질환 이력 등만 확인한다.

시장 성장 배경으로는 만성질환자가 빠르게 늘고 병력이 있는 사람의 보험 수요가 커진 점이 꼽힌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일반 상품보다 보험료가 높은 유병자보험은 새 회계제도(IFRS17) 아래 미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쌓기에 유리하다.

보험사들의 상품 경쟁도 가입 문턱을 낮추는 데서 병력의 종류와 무사고 기간에 따라 고지 항목과 보험료를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 보험사는 암과 심뇌혈관질환 병력을 따로 고지하는 간편보험을 출시했다. 다른 보험사는 암 관련 고지만으로 가입하는 상품과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 여부를 추가로 알리면 보험료를 낮춰주는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다만 유병자보험은 병력이 있는 사람을 받아주는 대신 보험료가 비싸다. 같은 보장이라도 일반 건강보험보다 보험료가 통상 20~50% 높고 입원·수술비 보장 한도는 낮게 설계된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병력이 가볍거나 무사고 기간이 길면 보험료를 깎아주는 상품이 늘고 있어 건강 상태에 맞는 고지 유형을 골라 2~3개 상품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과거 진단 이력을 빠뜨리면 보험금 지급이 거절될 수 있는 만큼 진단서와 처방전을 확인해 사실대로 알려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병자보험 시장은 고객의 병력에 따라 요율을 세분화해 고객별 최적의 보험료 설계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건강한 가입자가 줄어드는 시대에 병력이 있는 고객 가운데 상대적으로 건강한 사람을 찾아내려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몸집 커졌지만 신계약 유입·규제는 과제로=시장 규모가 커진 것과 달리 신규 고객은 줄고 있다. 생명·손해보험 10개사의 유병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2024년 616만건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527만건으로 14.4% 줄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243만건에 그쳤다.

장기 인(人)보험 시장의 전반적인 위축과 함께 소액·다건 계약보다 적정 보험료 수준의 계약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려는 보험사의 전략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규제 변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손해 통계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새 담보를 설계할 때 미래 보험금을 보수적으로 산정하도록 예정손해율 90%를 적용하고 있다. 일반 상품에서 수년간 판매해 통계가 쌓인 담보라도 고지 항목을 새로 구성해 간편보험으로 내놓으면 ‘새 담보’로 분류돼 같은 기준을 적용받는다. 이 경우 실제보다 수익성이 낮게 계산돼 보험사가 새 간편보험을 출시할 유인이 줄어든다.

보험업계는 초고령화로 유병자보험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고 있어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팠던 사람일수록 보험을 더 찾고, 그런 고객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사실상 유병자보험뿐”이라며 “속도 조절은 있을 수 있어도 수요가 사라지는 시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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