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행 명예훼손' 1212억원 배상 불복…대법원에 상고(종합)

이재은 기자 2026. 7. 2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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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 부인 과정의 발언 두고 명예훼손 공방
재임 중 명예훼손 발언도 대통령 면책 대상 주장
[서울=뉴시스] 패션잡지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에게 8330만 달러(약 1212억원)의 명예훼손 손해배상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뒤집기 위해 미국 연방대법원에 상고하며 대통령 면책특권을 다시 쟁점으로 내세웠다.

CNN이 입수한 상고장에 따르면 트럼프 측은 28일(현지 시간)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 행위에 대해서는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제2순회항소법원의 판결을 뒤집어 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다.

트럼프 변호인단은 "미국 역사상 법원이 대통령의 재임 중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라며 "항소법원은 대통령 면책특권 적용 여부조차 판단하지 않은 채 8330만 달러라는 과도한 배상 판결을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또 항소법원이 판결을 그대로 둘 경우 "현직 대통령뿐 아니라 미래의 대통령과 국가 전체에도 중대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측은 당시 문제가 된 발언이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대통령의 공식 직무 수행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피고를 개인인 트럼프가 아니라 미국 정부로 변경해야 하는지도 대법원이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상고는 지난해 연방대법원이 대통령의 공식 직무와 관련한 형사 책임에 광범위한 면책특권을 인정한 판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가 대통령 재임 중이던 2019년 캐럴의 성폭행 의혹을 부인하면서 캐럴이 자신의 이상형이 아니며 책 판매를 위해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서 비롯됐다.

배심원단은 해당 발언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트럼프에게 833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명령했고, 제2순회항소법원도 "극도로 심각한 사실관계를 고려하면 합리적인 배상액"이라며 이를 유지했다.

항소법원은 트럼프가 대통령 면책특권 주장을 이미 포기했으며, 2024년 대법원 면책특권 판결 역시 기존 판단을 바꾸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후 제2순회항소법원 전원합의체도 지난 4월 해당 사건을 다시 심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트럼프와 미국 법무부는 당시부터 대법원 상고 방침을 밝혀왔다. 법무부는 연방 공무원의 직무상 행위에 대한 불법행위 책임을 제한하는 '웨스트폴법(Westfall Act)'에 따라 사건에 개입해 미국 정부가 사건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법이 적용될 경우 캐럴의 명예훼손 소송은 사실상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번 상고는 대법원이 최근 캐럴의 성폭행 및 명예훼손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에게 5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명령한 별도 민사판결에 대한 상고를 심리하지 않기로 결정한 지 며칠 만에 제기됐다.

트럼프는 두 사건 모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앞선 상고에서 "목격자나 영상 증거, 경찰 수사도 없었다"며 캐럴이 정치적 목적과 개인적 이익을 위해 수십 년이 지난 뒤 허위 주장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연방 판사는 대법원의 심리 거부 이후 해당 500만 달러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한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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