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4', 144분은 길었다…늘어진 성장통 [시네마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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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은 피터 파커(톰 홀랜드 분)가 모두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세상에서 지워버리는 선택으로 끝났다.
MJ(젠데이아 콜먼 분)도, 네드(제이콥 배덜런 분)도 더 이상 피터 파커를 기억하지 못한다.
후반부에는 "피터야? 스파이더맨이야?"라는 질문에 "둘 다 나야"라고 답하는 장면을 통해 인간 피터 파커와 영웅 스파이더맨이라는 두 정체성을 비로소 받아들이는 성장의 순간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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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은 피터 파커(톰 홀랜드 분)가 모두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세상에서 지워버리는 선택으로 끝났다. 29일 국내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그 희생 이후의 시간을 정면으로 들여다본다. 사랑하는 이들에게까지 잊힌 피터 파커가 홀로 영웅의 삶을 이어가며 진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이번 시리즈의 주된 서사다.
MJ(젠데이아 콜먼 분)도, 네드(제이콥 배덜런 분)도 더 이상 피터 파커를 기억하지 못한다. 피터는 이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채 뉴욕의 영웅 스파이더맨으로만 살아간다. 큰엄마 메이를 잃은 슬픔을 삼키며 남몰래 연인과 친구를 그리워하면서도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신념을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이며 외로운 삶을 견뎌낸다.
그런 피터 앞에 뜻밖의 사건이 벌어진다. 정체불명의 텔레파시 능력자가 등장하고, 사람들의 의식을 넘나드는 미스터리한 현상이 뉴욕을 뒤덮는다. 동시에 피터의 몸에서는 거미 DNA 변이가 시작된다. 마치 거미처럼 감각은 극도로 예민해지고 능력은 폭주한다. 이전보다 강해졌지만 그만큼 통제하기 어려운 존재가 됐음을 스스로 깨닫는다.

영화는 단순히 신체적 변화와 마주한 히어로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가족을 잃은 아픔, 히어로에 걸맞은 책임을 지고자 하는 강박,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해 가는 과정이 액션 사이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DNA 변이로 향상되는 능력은 억누를 대상이 아니라 받아들여야 할 변화로 인식하게 되면서 후반부 각성으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감정선 역시 이전 시리즈보다 한층 무게감 있다. 기억을 잃은 MJ를 바라보는 피터의 애틋함은 안타까움을 더한다. 이는 피터가 감당해야 하는 희생을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후반부에는 "피터야? 스파이더맨이야?"라는 질문에 "둘 다 나야"라고 답하는 장면을 통해 인간 피터 파커와 영웅 스파이더맨이라는 두 정체성을 비로소 받아들이는 성장의 순간도 보여준다.
새로운 빌런 역시 기존 시리즈와 결이 다르다. 선과 악으로 단순하게 나뉘지 않는다. 텔레파시 능력을 지닌 진(세이디 싱크 분)은 잔혹한 악행을 이어가지만, 그 이면에는 가족을 잃은 비극이 자리한다. 피터와 진이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는 과정은 히어로와 빌런 대결 이상의 여운을 남긴다.
액션은 역시 이번 작품의 가장 큰 강점이다. 초고층 빌딩 사이를 가로지르는 웹 스윙은 속도감이 압도적이다. 거미줄의 탄성을 이용한 이동과 대결, 도심을 회전하며 뉴욕 상공을 누비는 장면들은 스파이더맨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입체적인 액션의 쾌감을 극대화한다.
톰 홀랜드의 연기 역시 시리즈를 거듭하며 깊어졌다. 어딘가 어수룩하고 장난기 많던 소년의 모습보다 상실과 책임을 견디는 청년의 얼굴이 더욱 짙게 묻어난다. 지금까지의 피터 파커 가운데 가장 성숙한 모습을 완성한다.
다만 아쉬움도 분명하다. 인간과 영웅 사이에서 흔들리는 내적 갈등과 영웅의 책임을 강조하는 서사를 반복적으로 풀어내면서 전반적인 리듬이 처진다. 기억이 지워진 MJ와 네드의 설정도 관계를 새롭게 확장하기보다 제자리걸음 하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스파이더맨에 맞서는 진 역시 초반의 미스터리와 달리 존재감이나 위협의 강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후반부 긴장감이 다소 느슨해진다. 144분의 긴 러닝타임도 체감상 더 길게 느껴지는 이유다. 상영 시간 144분.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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