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현대로템·LIG D&A, KF-21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3파전'

강구귀 2026. 7. 2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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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대전 국과연서 제안설명회…승부처는 '덕티드 램제트'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방위사업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산 전투기 KF-21에 장착할 장거리공대공유도탄 개발 사업권을 놓고 국내 방산 3사가 정면 승부에 나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현대로템(064350), LIG D&A가 주인공이다. 8년에 걸친 대형 무기체계 개발 사업인 만큼 각 사가 축적한 유도무기·추진기관 역량이 맞붙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2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오늘 대전 국과연 대강당에서 '장거리공대공유도탄 체계개발' 시제업체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 설명회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연다. 계약 기간은 2026년 12월부터 2033년 11월까지로, 계약 방식은 협상에 의한 일반경쟁계약이다.

장거리공대공유도탄은 KF-21이 가시거리 밖(BVR) 공대공 교전에서 적기를 격추하고 아군 전투기의 생존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무장이다. 그동안 KF-21에는 유럽 MBDA가 개발한 램제트 방식의 '미티어'가 통합돼 왔다. 그러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무장 국산화를 완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며 독자 개발이 추진됐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KF-21은 국산 공대지·공대공 무장을 두루 갖춰 수출 경쟁력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번 공모 품목은 체계완성품, 레이다제어기, 기체구조·추진기관, 탐색기, 탄두, 신관 등 12개다. 이 가운데 교전분석 시뮬레이터는 국방과학기술혁신 촉진법에 따라 중소기업자 우선선정 대상으로 지정됐다. 제안업체는 국가계약법·방위사업법상 입찰 제한이 없어야 하고, 국군방첩사령부 보안측정에서 '적합' 또는 75% 이상 점수를 받아야 한다. 반드시 이번 설명회에 참가한 업체만 입찰할 수 있다.

최대 승부처는 기체구조·추진기관의 핵심인 덕티드 램제트 추진기관이다. 램제트는 압축기 없이 고속 비행으로 만든 공기 압축을 이용해 연료를 태우는 방식이며, 여기에 공기 통로인 덕트를 더해 흡입 공기를 제어한 것이 덕티드 램제트다. 고체 로켓보다 장거리 비행과 기동성 유지, 종말 타격력에서 유리하다. 다만 정지 상태에서는 자체 추력을 얻지 못해 초기 부스터로 고속에 진입한 뒤 2차 연소로 추력을 내는 정밀 설계가 요구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개발 계획을 공개하며 덕티드 램제트 추진기관 개발을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 육·해·공을 아우르는 유도무기 전 분야에서 개발·양산·MRO 인프라와 실적을 확보한 점을 강점으로 앞세운다. 천궁·천궁-II 등 유도무기 사업으로 다져온 체계 통합 역량에, 항공기 엔진 사업에서 축적한 추진 기술을 유도무기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현대로템은 2000년대 램제트 엔진 개발에 착수한 뒤 이중램제트 엔진으로 극초음속 영역까지 확장했다. 그 결과 ADD의 하이코어(HyCore) 프로젝트에 2018년부터 참여해 연소기 조립체 등을 담당했고, 2024년 시험발사에서 목표를 뛰어넘는 최고 고도 23㎞·최고 속도 마하 6을 달성했다. 지난해 7월에는 이번 사업과 연계된 기체구조·추진기관 핵심기술 개발 사업을 수주하며 기술력을 미리 입증했다. 국내 유일의 서산 액체로켓엔진 시험장에서 덕티드 램제트 성능을 집중 검증 중이며, 무주에는 2034년까지 3000억원을 투입해 항공우주 생산기지를 조성한다.

지상무기 중심으로 알려진 현대로템은 램제트·스크램제트 등 미래 추진기관으로 영역을 넓히며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뿌리는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정공 시절인 1993년 액체 발사체 개발에 참여했고, 이듬해 충남 서산 연소시험장을 구축하며 국내 최초 액체추진로켓 KSR-Ⅲ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경험은 훗날 누리호의 기반이 됐다. 현대로템은 추진기관시스템과 시험설비 제작을 맡아 2022년 누리호 첫 발사 성공에도 기여했다.

LIG D&A는 탐색기, 유도조종, 체계종합 분야 경험을 두루 갖춘 유도무기 전문업체로 유력 후보로 꼽힌다. 단기간에 고난도 첨단무기를 차질 없이 개발해야 하는 사업 특성상 전문성이 부각된다. LIG D&A는 지난해 12월 국과연 주관 단거리공대공유도탄-II 체계개발 시제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형 GPS 유도폭탄 KGGB, '한국형 타우러스'로 불리는 장거리공대지유도탄에 이어 단거리·장거리 공대공 유도탄까지 항공무장 종합 패키지를 완성해 KF-21 수출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업계 관계자는 "공대공 미사일은 고속에서 추력을 유지하며 적기의 회피 기동에 대응해야 해 추진기관 성능이 성패를 가른다"며 "각 사의 유도무기·추진 역량이 정면으로 맞붙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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