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폭염, 농어촌 고령화 현실에 맞는 대책 마련해야

장마가 끝나자마자 전국이 기록적인 폭염에 휩싸였다. 충청지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최근 충남의 온열질환자는 80명을 넘어섰고, 환자의 약 68%가 60대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논밭과 공사장 등 야외 작업장에서 피해가 집중되고 있으며, 발생 시간도 정오보다 오후 3시부터 6시 사이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햇볕이 가장 강한 시간이 아니라 하루 종일 축적된 열이 인체에 부담을 주는 '열누적' 현상이 더 위험하다는 뜻이다.
피해가 주로 농촌지역, 고령층에 집중되고 있다. 충남은 전국에서도 대표적인 농업지역이다. 고령화는 물론 농촌 현장의 상당수는 60~80대 농업인이 지탱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더위 때문에 생계와 밀린 농사일을 미루지 않는다. 농촌지역에서 온열질환으로 쓰려지는 사례가 반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혼자 사는 노인과 고령 부부가 늘면서 위급 상황에서 즉시 도움을 받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현재 갖춰진 정부나 지자체의 폭염 대책이 농촌지역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무더위쉼터 운영과 재난문자발송은 기본적인 대응이지만, 실제 피해가 발생하는 농촌 현장과는 현실적으로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폭염 특보가 내려졌는데 논밭이나 비닐하우스에서 작업을 하다 온열질환에 걸리는 고령 농업인에게 개인의 선택이니 정부나 지자체의 책임이 없다고만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농촌 중심의 폭염 대응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독거노인과 고령 농업인들의 안부 확인을 강화하고, 이장과 마을 방송, 자율방재단 등 지역 인적망을 활용해 위험 시간대 예찰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더불어 무더위를 감내하면서 농사일을 해오던 관행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인식 개선과 사회 안전망 강화도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7월과 8월은 여름휴가의 계절이지만 누구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은 앞으로 더 길고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제 폭염은 견디는 것이 아니라 대비하고 피해 가는 지혜가 요구된다. 폭염대책은 농촌의 현실과 고령화라는 지역적 특성에 맞도록 전환되어야 한다. 이번 여름만큼은 폭염 앞에서 안타까운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행정과 지역 사회가 한발 앞서 대비해주기 바란다.
Copyright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원 줄이고 학과 개편…대학혁신지원금 득실 두고 ‘셈법 분주’ - 충청투데이
- 민주 당권 주자들 충청 잡기 ‘사활’ - 충청투데이
- [르포] “늘 하던 일인데…” 찜통더위 속 밭으로 향하는 농부들 - 충청투데이
- 40년 된 대전 용운고층주공, 재건축 첫 단추…934세대 탈바꿈 - 충청투데이
- 레벨4 자율주행 시대 예고…운전자 없는 사고 책임 누가 지나 - 충청투데이
- [단독] 대전 2곳·세종 5곳·충북 6곳…CTX 정차역 밑그림 나왔다 - 충청투데이
- 주민 동의율 97.6% 둔산14구역, 사업설명회도 인산인해 - 충청투데이
- 선도지구 품은 둔산…재건축 기대감에 매물 회수 움직임 - 충청투데이
- ‘국내 첫 4세대’ 한국새빛가속기 구축 본궤도 오른다 - 충청투데이
- 충북대-교통대, 통합 못해 공멸하나…최대 위기에도 통합 갈등 여전 - 충청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