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 벌려다 14억 날렸다”…외인 5조 투매에 코스피 732p 증발 [숫자 뒤의 진실]
삼성전자 13.39%·SK하이닉스 14.65%…동반 급락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최대 29%↓…증권가 “과매도 진입”
“2배 벌려다 14억 날렸다고?”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보다 732.09포인트(10.84%) 내린 6023.66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5992.91까지 밀리며 6000선을 내줬다.
전날 포인트 낙폭은 지난달 23일의 910.71포인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컸다. 하락률 기준으로는 역대 네 번째다.
매도세는 개장 직후부터 거셌다. 오전 9시6분2초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급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됐다. 오전 10시13분에는 코스피가 8% 넘게 밀리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모든 종목의 거래가 20분간 중단됐다.
코스닥도 59.01포인트(7.72%) 내린 705.85로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697.45까지 떨어져 7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달아 발동됐다.
◆외국인 5조 투매…반도체 투톱 직격탄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991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이 4조3273억원, 기관이 6331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쏟아지는 매물을 받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가장 거세게 얻어맞은 종목은 반도체 투톱이었다. 삼성전자는 13.39% 내린 22만원, SK하이닉스는 14.65% 떨어진 155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1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앞서 27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엔비디아가 4.99% 급락한 데 이어 중국발 악재가 겹쳤다. 중국 국영기업이 액침형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생산을 시작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중국의 반도체 자립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번졌다.
중국 메모리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상장 흥행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CXMT는 27일 상하이 과창판에 상장해 공모가보다 465.82% 오른 49위안에 첫 거래를 마쳤다. 중국의 메모리 생산 확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장 지위를 흔들 수 있다는 경계가 커졌다.
◆레버리지 최대 29%↓…“벼락거지 됐다”
급락 충격은 레버리지 투자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전날 25~30% 가까이 추락했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ETN은 29.27%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단기간 낙폭이 지나치게 컸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과 상대강도지수(RSI) 등 기술적 지표들이 모두 과매도를 가리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매도 신호만으로 바닥을 확인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중국 DUV 개발의 실체와 SK하이닉스·미국 주요 기술기업의 실적이 확인되기 전까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거센 변동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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