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피터 파커’ 지운 스파이더맨, 다시 날아오르다

김은형 기자 2026. 7. 28. 22:0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29일 개봉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컷.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당신은 피터 파커야? 스파이더맨이야?”

29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이하 ‘브랜드 뉴 데이’)에서 악당이 던지는 질문은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다. 실은 전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에서 시작된 질문이다. 당시 마지막 장면에서 피터 파커(톰 홀랜드)는 모든 이들의 기억 속에서 자신을 지움으로써 스파이더맨의 삶을 선택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스파이더맨 시리즈 4편인 ‘브랜드 뉴 데이’는 전작 1~3편과 달리 부제에 ‘홈’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만큼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홈’이라고 말할 수 있는 가족과 가족 같은 친구들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번 편에는 그게 없다. 엠제이(젠데이아)와 네드(제이컵 배덜런)는 피터를 잊은 채 엠아이티(MIT)에서 대학 생활을 평범하게 마쳤고, 큰엄마 메이(마리사 토메이)는 이 세상에 없다. ‘브랜드 뉴 데이’는 혈혈단신으로 성인의 삶에 들어선 스파이더맨의 고독을 비추는 것으로 시작된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컷.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피터는 직접 만든 슈트와 무기로 뉴욕의 범죄자들을 물리치거나 꽃을 들고 메이의 무덤에 가는 것이 일상의 전부인 수도승 같은 삶을 몇년째 살아간다. 유일하게 연락하는 이는 범죄 현장에서 협업하기 위해 정체를 숨긴 채 스파이더맨으로서만 통화하는 뉴욕 경찰 간부 드울프(라이자 콜론-자야스)뿐이다.

폭력범이나 강도를 잡는 이웃집 히어로로서 뉴욕 시민들의 사랑을 받던 스파이더맨은 평범한 사람들 머릿속을 옮겨다니며 감옥에 있던 스콜피온을 탈옥시키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는 악의 존재를 느낀다. 한편 피터는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네드를 따라갔다가 파티장에서 엠제이를 만나 마음이 흔들린 뒤, 통제불능으로 거미줄이 나오거나 거미의 검은 눈으로 바뀌면서 폭력적으로 변하는 등 과활성화 상태가 된다. 그는 디엔에이(DNA)를 조작해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고안해 몇년간 변신 없이 점잖은 교수로 살아가던 브루스 배너(마크 러팔로)를 찾아가 해법에 대한 자문을 구한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컷.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브랜드 뉴 데이’는 어른이 된 피터의 외로운 삶을 그리면서도 메이와 엠제이, 네드가 없는 삶에 새로운 이웃과 우정을 펼쳐놓는다. 다크 히어로인 퍼니셔(존 번탈)가 그중 하나다. 피터처럼 가족을 잃은 퍼니셔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뉴욕의 악당들을 처단하면서 피터와 다툼을 벌이기도 하지만, 위험한 순간에는 피터 편이 된다. 전편과 다른 어른의 우정과 연대를 보여주는 캐릭터다. 스파이더맨은 이처럼 전편들에 비하면 건조하거나 느슨한 협업, 소통 등을 보여주면서 엠시유(MCU)의 캐릭터들을 한명씩 소환한다. 퍼니셔 외에도 브루스 배너와 블랙 위도우(플로렌스 퓨), ‘엑스맨’ 시리즈의 진 그레이(세이디 싱크) 등이 차례로 등장하며 오는 12월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둠스데이’로 이어질 세계관 확장의 충실한 다리 구실을 한다.

이보다 팬들에게 가장 큰 궁금증은 피터를 잊은 엠제이, 네드가 어떻게 다시 연결될까 하는 것이다. 이 중요한 주제를 영화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절묘하게 풀어간다. 셋의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재현하면서 울컥하게 만들고, 엠제이가 피터를 알아본 것 같은 장면이 여러번 등장하지만 손쉬운 해결책을 피함으로써 2시간28분 러닝타임 내내 긴장과 설렘을 유지한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컷.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액션 역시 성숙한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투영하는 장면들로 연출했다. 그중에서도 악당의 자극으로 다시 헐크로 변신한 브루스 배너와의 결투, 그리고 붉은 옷을 입은 닌자 그룹 ‘핸드’와의 전투가 인상적이다. 재키 챈(성룡)의 무술팀이 디자인한 격투신을 마치 군무처럼 펼쳐내는 핸드의 모습을 보며 그들과 싸우는 스파이더맨조차 “와, 멋지다!” 외칠 정도로 아름답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