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K-55 백린 사고 긴급대피.. 원인 조사 착수

홍성민 2026. 7. 2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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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발화 위험 백린…군 당국 초동 대응 신속 진행
외부 확산 여부 조사 착수…누출 원인 규명에 집중
[지데일리] 평택 한복판이 긴장감에 휩싸였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미군기지에서 위험물질인 백린이 누출됐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인근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고, 시민들은 갑작스럽게 일상을 멈춘 채 안전한 장소를 찾아 이동해야 했다. 다행히 대피 명령은 약 한 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백린이라는 물질이 지닌 높은 위험성과 군 시설 안전관리 체계에 대한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28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이날 오후 5시 7분쯤 평택 K-55 미군기지 내부에서 발생했다. 미군 측은 탄두에서 백린이 새어 나온 정황을 확인한 뒤 매뉴얼에 따라 경찰과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신고 직후 관계기관은 사고 상황을 신속히 공유하며 대응에 나섰고, 평택시는 시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재난문자를 발송해 기지 반경 500m 이내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를 안내했다. 퇴근 시간과 맞물린 시점이었던 만큼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후 미군은 누출된 백린이 약 80% 정도 희석된 상태여서 인체에 미치는 위험성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고, 현장 안전조치가 마무리되면서 오후 6시 13분 대피 명령은 해제됐다. 

소방과 관계기관은 기지 내부 상황을 확인한 뒤 추가 위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으며, 주민들도 순차적으로 귀가했다. 큰 인명 피해나 화재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위험물질이 군 시설에서 외부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시민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백린은 대표적인 고위험 화학물질로 꼽힌다. 공기 중 산소와 접촉하면 스스로 불이 붙는 성질을 지니고 있으며, 피부에 닿으면 심각한 화상을 입힐 수 있다. 연기를 많이 흡입하면 호흡기 손상이나 생명까지 위협받을 가능성도 있어 군사시설에서는 매우 엄격한 관리 대상이다. 

세계 여러 국가에서는 백린의 군사적 활용과 인도주의적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져 왔으며, 취급 과정에서도 높은 수준의 안전 기준이 요구된다.

현재 관계기관은 정확한 누출 원인과 함께 백린이 기지 외부로 확산됐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탄두 보관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장비 노후화나 관리 부실이 있었는지, 작업 절차가 적절하게 이행됐는지 등 다양한 가능성을 면밀히 확인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 체계 개선도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고는 미군기지와 인접한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안전 문제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평택은 주한미군의 핵심 거점으로 다양한 군사시설이 밀집해 있어 위험물질 관리와 비상 대응 체계가 시민 안전과 직결된다. 평소에는 눈에 띄지 않던 군사시설의 위험 요소가 예기치 않은 사고를 통해 드러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사고 당시 주민들은 재난문자를 통해 대피 지시를 받았지만 어떤 물질이 얼마나 위험한지, 행동요령은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험물질 사고는 초기 정보 전달의 정확성과 신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민들이 상황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불필요한 혼란이 커질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우려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군 시설과 지방자치단체, 소방당국 간 정보 공유 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구축하고 주민 대상 안전교육과 대피훈련도 정기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위험물질 보관시설에 대한 점검 주기를 강화하고 노후 장비를 선제적으로 교체하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