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고채 담합 과징금 줄어드나…낙찰금액서 영업수익으로 기준 바뀔듯
낙찰액 기준땐 과징금 최대 11조
영업수익으로 바뀌면 대폭 감소
업체,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지 고심
내달 개최 세차례 전원회의서 결정

공정거래위원회가 국고채 금리 담합 사건 과징금 부과 기준을 국고채 낙찰액이 아닌 영업수익으로 보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낙찰액 기준시 약 7조~11조 원 규모의 역대 최대 담합 과징금이 됐으나 영업수익을 바뀔 경우 상당 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28일 서울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공정위는 지난주 국고채 전문딜러(PD) 15개사(증권사 10개·은행 5개)에 국고채 낙찰액이 아닌 영업수익을 기준으로 한 매출액 규모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공정위가 업계에 이같은 요청을 한 것은 국고채 담합 조사 이후 처음이다. 그간 업계는 20개 증권사의 소액채권 담합 사건에서도 금융기관의 매출액을 영업수익으로 간주했던 만큼 이번 사건도 동일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전원회의에 기존안 외에 업계에서 요구한 새로운 안도 함께 올려 합리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미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공정위 요청에 15개사는 각각 영업수익을 기준으로 한 매출액 재산정 작업에 돌입했다. 공정위는 PD사들이 낙찰받은 국고채 보유기간에 따른 평가이익이나 우수 국고채 PD로 선정돼 받은 혜택 등을 영업수익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경제부는 국고채 인수·거래·보유·호가제출 등 의무이행 실적을 계량 평가해 우수 국고채 딜러를 선정하고 있다. 우수 딜러가 되면 선정 다음달부터 특정기간 동안 국고채 비경쟁인수 한도를 20% 추가 배정하는 혜택이 제공된다.
업계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피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PD사는 한국은행의 국고채 경쟁입찰에 참여해 국고채를 매입한 뒤 기관이나 개인투자자에게 매각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PD사들이 사전에 입찰 계획을 공유해 국고채 금리를 높게 만드는 식으로 담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담합 기간 중 PD사 15곳의 국고채 낙찰액에 10~15%의 과징금 부과 기준율을 매기는 방안을 고려해왔다. 공정위가 산정한 매출액은 약 76조 원이란 점에서 과징금은 약 7조~11조 원에 달하게 된다.
다만 영업수익을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지 여부에 대한 PD사들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고채 낙찰금리가 시장금리와 비슷하거나 더 낮은 금리(높은 가격)이기 때문에 PD사 입장에서는 비싸게 인수하는 셈이라 오히려 낙찰받으면 손해가 발생하는 구조”라며 “이런 관점대로라면 PD사들의 영업수익은 사실상 마이너스인 셈”이라고 했다. 공정거래법상 영업수익 산출이 어려운 경우 정액과징금(40억 원)이 부과된다는 점에서 관련 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거론된다.
업계의 관심은 다음달 세 차례 열리는 공정위 전원회의에 쏠려있다. 공정위는 8월 19, 20일, 26일 전원회의를 열고 관련 사안을 검토해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전원회의가 끝나는 대로 이르면 다음달 수위가 확정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반면 공정위가 추가 방안 검토에 나선데다 담합 여부에 대한 공방이 치열할 것이란 점에서 올 연말에나 과징금 규모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지영 기자 yj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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