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대통령 국정연설 앞두고 폭탄테러 시도 잇따라

박진형 2026. 7. 2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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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스, 연설서 성역 없는 비리 수사·남중국해 주권 수호 역설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국정연설 지난 27일(현지시간) 필리핀 수도권 케손시티의 하원 청사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연례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정부 사업 대규모 비리 사건 등으로 정국이 불안한 필리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의 연례 국정연설을 앞두고 정부와 의회 청사에서 폭발물 폭발과 폭탄 의심 물체 발견 등 테러 시도가 잇따랐다.

2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전날 새벽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법무부 청사 입구 근처에서 폭발물이 터졌다고 정부 당국 관계자들이 밝혔다.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경찰 당국은 "아직 조사 중이므로 폭발 규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날 오전 8시 30분께 인근 상원 청사 주변 도로에서 폭발물이 발견돼 폭발물 처리 요원들이 갈색 가루가 담긴 병과 뇌관, 시계 등을 수거했다.

호세 멜렌시오 나르타테스 필리핀 경찰청장은 경찰이 "폭탄 위협, 실제 폭탄 테러와 기타 상황에 대한 비상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뭔가 우리 예상을 빗나가 법무부 청사 앞에서 폭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사건이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들 사건은 마르코스 대통령이 연례 국정연설을 하기 수 시간 전 발생했다는 점에서 연설을 방해하기 위한 범행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후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날 마닐라 수도권 내 케손시티의 하원 청사에서 행한 연설에서 자신의 사촌을 포함한 성역 없는 비리 척결, 중국과 분쟁 중인 남중국해 주권 수호, 원자력발전 추진 방침 등을 강조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수조원대가 낭비된 것으로 알려진 정부의 홍수 방지 사업 비리와 관련, 자신의 사촌이자 최측근인 마틴 로무알데스 전 하원의장이 곧 기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상황은 제게 고통스럽지만, 우리는 옳은 일을 해야 한다"면서 "나는 내 가족을 위한 대통령도, 친구를 위한 대통령도 아니다. 나는 필리핀 국민의 대통령이다"라고 강조했다.

로무알데스 전 의장과 다른 관련자들은 홍수 방지 사업과 관련해 총 560억 필리핀페소(약 1조3천300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로무알데스 전 의장은 자신은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으며, 어떤 혐의에도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지부진한 홍수 방지 사업 비리 수사 등의 영향으로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이 20∼30%대로 떨어진 상태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중국 대신 필리핀의 손을 들어준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2016년 판결 10주년을 맞아 이 판결을 수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여러분의 정부는 이 판결을 계속 지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 성과를 훼손하려는 모든 시도에 맞서 공화국이 가진 모든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면서 필리핀 국민은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또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비용 급증과 관련해 "아마도 이제 원자력 에너지 생산을 다시 살펴볼 때가 된 것 같다"면서 "안전성을 보장하고, 원자력 에너지의 이점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원전 도입을 추진해왔으며, 지난 3월 필리핀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신규 원전 사업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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