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가뭄…유럽·미국에서 현실이 된 ‘물 전쟁’

류현주 기자 2026. 7. 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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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유럽과 미국에서 농업용수를 둘러싼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 농업과 도시, 산업계가 한정된 수자원을 놓고 경쟁하는 이른바 '물의 전쟁'이 현실화하면서 물 배분을 둘러싼 갈등도 커지는 모양새다.

가뭄과 사막화 위험이 큰 남부 오드주는 가뭄에 강한 품종 개발과 물 공급망 정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피레네조리앙탈주는 농업용 재이용수 공급시설을 가동해 연간 약 120만㎥의 물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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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농업용 저수시설 확대 추진에 환경단체·지자체 반발
美 서부도 도·농·산업계 갈등…콜로라도강 용수 규제 검토
물 재이용·관개 효율화 등 지속가능한 관리체계 필요성↑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유럽과 미국에서 농업용수를 둘러싼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 농업과 도시, 산업계가 한정된 수자원을 놓고 경쟁하는 이른바 ‘물의 전쟁’이 현실화하면서 물 배분을 둘러싼 갈등도 커지는 모양새다.

프랑스는 최근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전국적인 물 사용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르몽드’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96개 도에서 물 사용 제한 또는 절수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21일(현지시각) 폭염과 물 부족으로 가뭄이 심화된 프랑스 페토세 지역의 농업용수 저장시설.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상원은 21일(현지시각) ‘농업 보호 및 주권 확보를 위한 긴급법안’을 최종 채택했다. 법안 심의 과정에서는 농업계의 물 관리 영향력을 강화하고 습지 보호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 등이 포함되며 논란이 이어졌고, 상·하원은 일부 쟁점 조항을 조정한 절충안을 마련했다. 절충안은 습지의 법적 정의를 축소하고 유역별 물관리 협의기구인 유역위원회(comité de bassin)를 지사가 직접 이끄는 방안은 제외했지만, 물 저장능력을 두배로 확대하는 목표는 유지했다.

21일(현지시각) 애니 제네바르 프랑스 농업부 장관이 ‘‘농업 보호 및 주권 확보를 위한 긴급법안’ 최종 검토 및 투표 세션 후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는 프랑스 최대 농업단체인 프랑스전국농민연맹(FNSEA)을 비롯한 농업계의 요구와 맞닿아 있다. 농업계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안정적인 농업용수 확보가 필수라며 저수시설 확대를 요구해 왔다. 프랑스에서 자연으로 되돌아가지 않는 물 소비량 가운데 60% 이상을 농업분야가 차지하는 만큼 농업용수 문제는 국가적 물 관리 논의와 직결된다. 절충안도 물 저장능력을 두배로 확대하는 목표를 유지하고, 지사가 지역 물관리계획(SAGE)과 별도로 저수시설을 허가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환경단체와 지방자치단체는 물은 생활용수와 산불 대응, 생태계 보전 등에 함께 활용되는 공공재인 만큼 특정 분야에 우선 배분해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절충안에서도 물 저장시설 확대와 일부 물 관리계획의 권한 축소가 유지되자 야당과 환경단체는 농촌지역의 물 이용 갈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반발했다.

프랑스 전역에서 폭염과 물 부족으로 가뭄이 심화되는 가운데 21일(현지시각) 프랑스 서부의 한 해바라기밭이 바짝 메마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도 물 부족을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미국 서부 7개 주와 멕시코 약 4000만명에게 물을 공급하는 콜로라도강 유역은 수십년간 이어진 가뭄과 기록적인 적설량 부족으로 수량이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농업용수는 물론 생활용수와 산업용수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애리조나에서는 농민들이 관개용수를 잃어 농지를 휴경하거나 가축 사육 규모를 줄이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농지를 태양광 발전용 부지로 매각하라는 제안도 받고 있다. 반면 도시들은 안정적인 식수 확보를 위해 농업용 지하수 권리 매입을 검토하고 있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태양광 발전시설 등 신규 산업용수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 매립국은 저수지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2028년까지 콜로라도강 사용량을 연간 약 21%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애리조나·캘리포니아·네바다주의 물 사용량 감축이 예상되면서 상류와 하류 지역 간 물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할 조짐이다.

물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프랑스는 하수 처리수 재이용과 관개 효율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가뭄과 사막화 위험이 큰 남부 오드주는 가뭄에 강한 품종 개발과 물 공급망 정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피레네조리앙탈주는 농업용 재이용수 공급시설을 가동해 연간 약 120만㎥의 물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유럽환경청(EEA)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럽 영토의 30%, 인구의 34%가 물 부족을 겪는 것으로 진단했다. 기후변화로 물 부족이 심화하면서 수자원 확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물 재이용 확대와 물 이용 효율 개선, 농업의 물 복원력 강화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물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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