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앞으로 더 내린다” 기업들, 환전 대신 달러 빌렸다…한 달 새 19% 급증 [머니뭐니]

정호원 2026. 7. 2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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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달러대출 87억7700만달러…전월比19.4%↑
금리 인상·2분기 GDP 서프라이즈에 원화 강세
갚을 때 환율 낮으면 환차익…단기 운전자금 수요
사진은 서울 중구의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보이고 있는 모습.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이달들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기업의 달러대출이 급증했다. 5대 은행의 7월 달러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19.4% 늘어 증가율가 증가액 모두 연중 최대를 기록했다.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본 기업들이 환율에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대신 달러를 직접 빌린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달러대출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 87억7700만달러로, 전월(73억5100만달러)보다 19.4%(14억2600만달러) 늘었다. 증가율과 증가액 모두 올해 들어 가장 크고, 잔액도 연중 최고 수준이다.

달러대출 잔액은 지난 1월 68억9700만달러에서 4월 79억9800만달러까지 늘어났다가 5~6월 두 달 연속 감소했지만, 7월 들어 다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배경에는 이달 들어 뚜렷해진 원화 강세가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 1550.80원으로 이달 고점을 기록한 뒤 27일 1468.50원까지 82.30원(5.3%) 하락했다. 종가 기준으로 한율이 1460원대는 진입한 것은 약 두 달 반 만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예상치를 웃돈 경제성장률, 외화 수급 새선이 원화 강세를 이끌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면서 추가 금리 인상 기대를 키웠다.

5월 이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던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세가 이달 5조4734억원 규모의 순매수로 전환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늘어난 것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달러대출은 달러 자금이 필요한 법인이 원화를 환전하는 대신 달러를 직접 빌려 운전자금 등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높은 환율에 원화를 달러로 바꾸지 않고 달러를 빌려 쓴 뒤 환율이 하락한 시점에 상환용 달러를 조달하면 원화 환산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달러대출이 통상적으로 1년 이내 단기 운전자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대출 증가에는 ‘당분간 환율이 더 내려간다’는 기업들의 계산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달러 실수요는 이어졌지만 고환율로 원화를 환전해 달러를 조달하기가 부담스러워지자 달러를 직접 빌리려는 수요가 늘었다”며 “하반기 환율이 더 내려갈 경우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고 말했다.

외화대출 규제 완화도 달러대출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거주자 외화대출은 과도한 외화 차입을 막기위해 원칙적으로 해외 실수요에만 허용돼 왔다. 그러나 한은은 외환 수급 개선을 위해 지난해 2월 말 수출기업의 국내 시설자금용 외화대출을 허용한 데 이어 올해 2월 27일부터 국내 운전자금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대상은 대외무역법 시행령 제2조상 수출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은 제외되며, 한도는 최근 1년간 수출실적 또는 해당 연도에 발생할 수출실적이다. 기업이 원화·외화 대출 가운데 조달비용이 낮은 쪽을 고를 수 있게 되면서 선택지가 넓어진 셈이다.

관건은 환율이 기대대로 움직일지다. 상환 시점에 환율이 되돌아서면 원화 환산 부담은 그대로 차주 몫이 된다. 은행권이 달러대출 취급 단계에서 차주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법인별 달러 자금 운용 계획과 운전자금 실수요를 따져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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