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투자금에 지역 변수까지···SK오션플랜트 매각, 왜 길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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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의 사업 재편 핵심인 SK오션플랜트 매각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수차례 협상 기한을 연장하며 장기화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전략적투자자(SI) 이탈과 자금 조달 문제가 거론되지만 협상 이면에서는 1조원 규모 신규 투자와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불확실성, 지역사회 요구 등을 둘러싼 기업가치 평가가 맞부딪히는 양상이다.
매도자인 SK에코플랜트는 부채비율 40%대의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해상풍력 시장 확대 가능성을 반영한 기업가치를 주장하는 반면, 원매자는 향후 발생할 대규모 투자비와 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재 SK오션플랜트가 확보한 수주잔고 상당수가 대만 등 해외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집중돼 있는 반면, 신규 생산능력을 채워야 할 국내 시장은 기대만큼 빠르게 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게 원매자 측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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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리스크와 해상풍력 성장성···가치산정이 핵심
제3야드·해상풍력특별법·글로벌 수주 경쟁력, 기업가치 평가 핵심 쟁점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SK에코플랜트의 사업 재편 핵심인 SK오션플랜트 매각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수차례 협상 기한을 연장하며 장기화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전략적투자자(SI) 이탈과 자금 조달 문제가 거론되지만 협상 이면에서는 1조원 규모 신규 투자와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불확실성, 지역사회 요구 등을 둘러싼 기업가치 평가가 맞부딪히는 양상이다. 반면 매도자인 SK에코플랜트는 해상풍력특별법 시행과 글로벌 수주 확대, 생산능력 증설 등을 근거로 중장기 성장성을 강조하고 있어 관련 사안을 둘러싼 가격 산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1조 투자금·지역 변수"···원매자가 보는 할인 요인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와 우선협상대상자인 디오션자산운용 컨소시엄은 SK오션플랜트 경영권 지분 36.98% 매각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양측은 우선협상 기간을 수차례 연장했고 협상 종료 시점은 이달 31일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거래 규모는 약 4000억대 중후반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디오션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전략적투자자 이탈과 인수금융 조달 문제가 협상 지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거론됐다. 실제 핵심 SI였던 오성첨단소재가 이탈한 전력이 있어 자금 조달 문제가 협상 변수로 거론돼왔다.
그러나 최근 업계에서는 자금 조달보다 인수 이후 발생할 투자 부담과 사업 리스크를 둘러싼 기업가치 평가가 협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는 말이 나온다. 매도자인 SK에코플랜트는 부채비율 40%대의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해상풍력 시장 확대 가능성을 반영한 기업가치를 주장하는 반면, 원매자는 향후 발생할 대규모 투자비와 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매자 측이 가장 큰 부담으로 꼽는 부분은 경남 고성 양촌·용정지구에 조성 중인 제3야드다. SK오션플랜트는 이곳에 1조1530억원을 투입해 제3야드를 조성하고 있으며, 완공 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능력이 현재보다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 대규모 투자가 인수 이후 상당한 감가상각비와 운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현재 SK오션플랜트가 확보한 수주잔고 상당수가 대만 등 해외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집중돼 있는 반면, 신규 생산능력을 채워야 할 국내 시장은 기대만큼 빠르게 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게 원매자 측 시각이다. 국내 해상풍력 시장은 지난 3월 시행된 해상풍력법과 기회발전특구 지정 등을 통해 제도적 기반이 보강됐지만, 개별 사업의 인허가와 계통 연계에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
지역사회 변수도 협상의 중요한 요소다. 경남도와 고성군은 하루 전인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SK오션플랜트 매각과 관련해 철회를 주장과 함께 1조원 규모 투자계획의 차질 없는 이행과 고용 안정, 지역 상생 방안 마련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하학열 경남 고성군수는 그동안 산업단지 기반시설 확충과 송전선로 설치 등 각종 행정적 지원을 이어온 만큼 기업 경영 판단과 함께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도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상풍력 성장성은 여전···"기업가치 어디까지 반영할 것인가"
반면 제3야드는 투자 부담인 동시에 SK오션플랜트의 중장기 성장 기반으로 평가된다. 제3야드는 고정식뿐 아니라 부유식 하부구조물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조성되고 있다. 향후 해외 수주와 국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이 계획대로 이어진다면 신규 생산능력을 실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기대다.
정책 환경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3월 시행된 해상풍력법은 정부 주도의 입지 발굴과 기본설계, 인허가 절차 지원 등의 근거를 담고 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던 인허가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기본설계안 수립 절차가 제도화된 점도 제작사의 사업 참여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SK오션플랜트는 기본설계 단계부터 하부구조물 제작사가 참여할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확보한 입지도 긍정적인 평가 요인이다. SK오션플랜트는 글로벌 해상풍력 개발사인 CIP(Copenhagen Infrastructure Partners)가 추진하는 대만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해외 수주 실적을 쌓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 분야에서도 국내외 개발사와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실제 회사는 대만 창팡시다오, 그레이터창화, 펭미아오 1 등 대만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하부구조물을 공급하며 해외 실적 기반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다.
부유식 해상풍력 분야도 새로운 성장축으로 꼽힌다. SK오션플랜트는 지난 5월 울산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인 한국부유식풍력프로젝트의 부유체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향후 본계약이 체결되면 제3야드 부유식 하부구조물 생산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주요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SK오션플랜트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외에도 해양플랜트와 특수선, 해상 변전설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울산급 Batch-Ⅲ 후속함 건조를 비롯해 특수선 분야에서도 수주를 이어가고 있으며, 해양플랜트 사업도 병행해 특정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1조2000억원이 넘는 수주잔고를 확보한 점 역시 일정 수준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협상 기간이 거듭 연장된 점을 두고 양측이 거래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우선협상 기간이 이달 말 종료되는 만큼 추가 연장 여부와 거래조건 조정 방향은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이번 협상의 핵심은 제3야드에 필요한 추가 투자와 지역리스크를 가격에 얼마나 반영할지, 동시에 정책변화와 신규 수주 가능성에 어느정도 가치를 부여할지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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