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맺힌 물방울 마셔"… 美서 '태평양 횡단' 나섰다 한 달 표류, 극적 생존
소형 보트로 캘리포니아→하와이 항해 시도
2주 만에 돛대 부러지고 식수마저 고갈 위기
인근 지나던 화물선에 발견… "너무 행복해"

미국 서부와 하와이섬 사이 태평양 망망대해에서 한 달가량 표류하던 30대 미국인 남성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타고 있던 소형 선박의 돛대가 파손되고 식수도 고갈되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죽음의 공포와 싸우며 버틴 덕분이었다.
25일(현지시간) 하와이 지역 언론 '하와이뉴스나우'에 따르면, 이 기적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 거주하는 카이 사토(39)다. 그는 지난달 7일 미 대륙 서부인 캘리포니아주 남쪽에 위치한 샌타카탈리나섬에서 출항했다. 소형 보트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약 4,000㎞ 거리인 하와이까지 항해하겠다는 게 사토의 목표였다.
하지만 불과 2주 만에 위기가 닥쳤다. 거센 파도와 바닷바람으로 인해 보트 돛대가 부러졌고, 휴대폰도 물에 젖어 고장 났다. 설상가상 엔진 연료마저 바닥나고 말았다. 보트는 하와이가 있는 서쪽 방면이 아니라 남쪽으로 떠밀려 가기 시작했다. 사토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까지 할 만큼 더 이상 희망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마음을 다잡았다. 보트에 남아 있던 파이프 등 자재를 활용해 임시 돛대를 만든 뒤, 배 안에 비치돼 있던 카약용 노를 저어 하와이 방향으로 향했다. 다 떨어진 식수 대신 바닷물을 채운 양동이에 비닐봉지를 씌운 뒤 겉면에 맺히는 물방울을 핥아 마셨다. 식량으로는 이따금 보트로 뛰어드는 생선·오징어 등을 먹었다.
그리고 이달 21일, 사토의 보트는 하와이로부터 약 1,448㎞ 떨어진 해상에서 하와이의 한 해운사 소속 화물선에 발견됐다. 항해에 나선 지 45일 만이었다. 미국 국제선원노동조합은 당시 사토가 심한 탈수와 우울증을 겪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구조 순간의 심정에 대해 그는 "말 그대로 너무 행복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고 표현했다.
현재 사토는 친척집에 머무르며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태평양 횡단'의 꿈을 접은 건 아니다. 보다 큰 배를 타고 미국에서 필리핀으로 향하는, 더 원대한 항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 반도체 추격 거세지만... "차세대 메모리는 그래도 삼전닉스"-경제ㅣ한국일보
- "접는 스마트폰 중 가장 완벽한 디자인"... 모형 500개 테스트해 나온 폴드8-경제ㅣ한국일보
- 허범욱 감독 별세, 향년 43세… 신작 개봉 일주일 앞두고 비보-문화ㅣ한국일보
- 김어준, 선수 아닌 심판 할 결심?... 與 전대 앞 친명과 거리 좁히기-정치ㅣ한국일보
- '금 선물' 소지섭, 끝없는 미담… "막내 스태프에게도 친절, 25년째 팬"-문화ㅣ한국일보
- "뭔가 일어날 가능성 커"… '이란과 합의' 다시 띄우는 트럼프-국제ㅣ한국일보
- 1380만원 장례 대신 200만원대… '빈소 없는 이별' 늘었다-사회ㅣ한국일보
- 서울 청계천서 비누칠에 때밀이까지… 대낮 목욕 여성에 '눈살'-사회ㅣ한국일보
- 올여름 열대야 1994년 꺾고 '역대 1위'… 경북 40도 펄펄 끓는다-사회ㅣ한국일보
- '통영 60대 살인 사건' 용의자를 찾습니다… 경찰, CCTV 공개-사회ㅣ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