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쏠림의 부작용… 2톱 무너지자 지수 전체 ‘털썩’
극단적인 쏠림에 지수 변동성 커져
빅테크 실적으로 반등 모색
코스피가 반도체 악재에 휘청이며 가까스로 6000선을 지켰다. 인공지능(AI) 투자 기대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급등했던 지수가 두 종목의 조정과 함께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2톱’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구조가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32.09(10.84%) 내린 6023.66에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878개 종목이 내리고 36개 종목이 오르는 등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다.
이날 하락은 반도체주가 주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3.39%, 14.65% 급락했다. 삼성전자우(-12.01%), SK스퀘어(-15.60%), 삼성전기(-15.92%), 삼성생명(-8.51%), 삼성물산(-10.16%) 등 반도체 관련주와 수혜주로 꼽히던 종목들도 일제히 큰 폭으로 내렸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쏠림 구조가 지수 낙폭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월 말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50%를 웃돌았다. 두 종목이 흔들리면 지수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인 셈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200 내 합산 시가총액 비중이 60.7%까지 확대되면서 종목 분산 효과가 크게 약화됐다”며 “고점 이후 코스피가 2358.8포인트 하락하는 동안 반도체 업종이 1892포인트를 설명하며 전체 낙폭의 80.2%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번 조정장에서 다른 종목으로 순환매가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통상 주도주가 쉬어갈 때는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며 지수 하락을 완충하지만, 이번에는 이런 흐름이 제한적이었다.
실제로 7월 한 달간 코스피 지수가 28.9% 하락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200 초대형주제외 지수도 24.9% 하락했다. 반도체 대표주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지만, 다른 종목들 역시 동반 하락하며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다만 반도체 쏠림 자체는 기업 실적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위 대형주의 이익 비중이 압도적이었던 만큼 수급 쏠림 자체는 합리적이었다”며 “오히려 시가총액 비중이 이익 비중을 따라가지 못해 이익 추정치 대비 시가총액 비중은 저평가된 상태”라고 말했다.
한 달간 이어진 급락에 투자심리는 얼어붙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위축된 심리와 수급 압박이 악순환 고리를 이루며 악재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실화 가능성이 낮은 악재까지 기정사실화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주 빅테크 실적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9일 SK하이닉스, 30일 삼성전자가 실적을 발표한다. 실적 가이던스에서 전망 상향 조정이 재개되는지가 관건이다. 30일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31일 아마존과 애플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시장은 이들 기업의 설비투자(CAPEX) 유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밸류에이션 매력은 오히려 커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장중 저점인 6030선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5.1배 수준이다. 2000년 이후 최저치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실적 전망이 정체됐더라도 현재 밸류에이션은 과도하게 저평가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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