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시민들 “퀴어 축제 차량 테러, 유럽 보수화와 무관치 않아” [플랫]

플랫팀 기자 2026. 7. 28. 16: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차량 돌진 1명 숨지고 29명 다쳐
경찰 검거 과정 남성 용의자 사망
시민 “단순 혐오 아닌 정치 행위”
2026년 7월 2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CSD) 퍼레이드 차량 돌진 테러 현장 근처의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 희생자들을 기리는 꽃과 무지개 깃발이 놓여 있다. AP 연합뉴스

독일 베를린의 성소수자 축제에서 발생한 차량 테러 사건을 두고 독일 내부에서는 최근 유럽의 보수화·극우화 흐름을 더욱 자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용의자가 이슬람 극단주의와 연관된 것으로 조사되면서 극우 세력이 반이민 여론을 확대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독일에서 게이 무슬림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경찰관 알리 다르위치(34)는 27일(현지시간) AP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사람들이 느끼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없앨 수 없고, 오히려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르위치는 “성소수자로서 이미 괴롭힘과 혐오를 겪고 있는 우리가 이제 더 큰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지, 무슬림으로서 우리 공동체가 이제 더 많은 인종차별에 노출되는 것인지를 스스로 묻게 되더라”고 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독일 사회가 더욱 분열될 것을 우려했다.

[플랫]베를린 성소수자 축제 ‘차량 테러’ 30명 사상···당국 “이슬람 극단주의 공격”

AP 및 독일 현지 매체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밤 베를린 중심부 브란덴부르크 문 인근에서 열린 퀴어 축제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CSD)에 참여한 군중들을 향해 차 한 대가 돌진하면서 여성 1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다쳤다. 용의자로 지목된 압둘 발루트(21)는 26일 검거 작전을 벌이던 경찰 특공대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발루트는 온라인에서 이슬람국가 무장단체(IS)의 선전물을 공유했고 최근 시리아에서 IS에 가입하려다 실패했다고 독일 검찰은 밝혔다. 독일 당국은 이 사건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도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의 개방 사회, 삶의 방식, 그리고 우리가 함께 살아갈 능력에 대한 공격”이라고 밝혔다.

2026년 7월 2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 프라이드 퍼레이드 차량 돌진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임시 추모비 앞에 시민들이 서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특히 성소수자 권리를 둘러싼 갈등은 최근 유럽 정치권에서 보수·극우 세력이 핵심 의제로 내세우는 쟁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사건 역시 반이민 정서와 성소수자 혐오를 동시에 자극하며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독일 주요 성소수자 단체인 LSVD+ 관계자 안드레 레만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퀴어 커뮤니티의 심장을 강타했다”며 “단순히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에서 불과 몇 년 만에 성소수자 혐오 범죄가 10배나 증가했다”면서 “그러나 그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고 사회적 항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이 향후 지방선거에서 극우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연구원은 독일 매체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우파 극단주의의 공격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의 득표율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가을 베를린 시의회를 포함한 독일 일부 주의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AfD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도이체벨레는 AfD가 민족주의적이고 반이민적인 입장을 바탕으로 이민과 안보 문제 등에 대한 독일 사회의 논쟁을 격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박채연 기자 applaud@khan.kr

플랫팀 기자 flat@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