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울면서 야근했다”···7년전 간호사 사망한 서울의료원서 또 ‘태움’ 피해

서울의료원에서 일명 ‘태움’으로 불리는 간호사 간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한 것에 대해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2019년 같은 서울의료원에서 고 서지윤 간호사가 태움 피해로 사망했음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연대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서울의료원 간호사 태움 사건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시 공공병원인 서울의료원에서 간호사로 일한 김모씨는 이날 주최 측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자신의 태움 피해를 호소했다.
지난해 4월부터 서울의료원에서 일한 김씨는 만성적 인력 부족으로 인수인계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업무에 투입됐지만 과중한 업무로 야근이 일상적이었다고 했다. 김씨는 가해자가 이유 없이 초과근무를 신청한다며 질책하고, 초과근무를 인정받지 못해 수당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과중한 업무를 호소하면 가해자는 “태도를 바꿔라” “(A씨가)잘 하면 된다”며 감정적 질책·과도한 압박을 계속하고, 주변이들에게 험담을 퍼뜨려 “매일 울면서 야근을 했고 지켜보는 직원들이 ‘위태로워 보인다’며 걱정했다”고 덧붙였다.

가해자는 지난해 5월 A씨와 근무공간이 분리 조처됐다. 그러나 A씨는 공간 분리 후에도 지시·질책이 계속됐고 과중한 업무·초과근무 인정 문제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달 노동청에 직장내 괴롭힘 진정을 냈다. A씨는 “태움의 정의를 이 병원에 와서야 확실히 알게 됐다”며 “많은 간호사가 태움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를 알게 됐다”고 했다.
앞서 2019년 서울의료원에서 고 서지윤 간호사가 태움 피해를 호소하다가 사망했다. 이를 계기로 의료계 태움 문제가 공론화되며 대책이 논의됐지만 최근 태움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2일 고 강수빈 간호사가 경기 광주의 한 병원에서 태움 피해를 호소하며 퇴사한 뒤 자택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일 엑스에 “태움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는 끔찍한 폭력”이라며 엄단을 지시했고, 경찰이 지난 23일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회견 참가자들은 “(고 서지윤 간호사 사건과)원인과 과정 관리자·임원진의 태도까지 놀라울 만큼 유사하다”며 “서울의료원이 당시 서울시 진상조사위의 권고안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태석 의료연대 서울지역지부장은 “서울의료원이 서지운 간호사 사건 이후 재발 방지 대책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지금도 서울의료원 퇴직자들의 태움 피해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주최 측은 이날 회견문에서 “강수빈 간호사, 직장 내 괴롭힘을 암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군산의 방사선사까지 병원 노동자들의 사망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가)현장 의견이 제대로 반영된 태움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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