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기세는 더 뜨거웠는데…대구 온열질환자 절반 줄어든 까닭은
7월 들어 37도 넘는 불볕더위에도 감소…“방심은 금물”

연일 35℃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구 지역 온열질환자는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의 기세가 약해져서가 아니라, 시민들의 높아진 경각심과 지자체의 빠른 대응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9일부터 7월 26일까지 대구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42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83명과 비교하면 약 49%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는 2천311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으며 추정 사망자는 11명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기온 추이와 비교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대구는 장마가 끝난 7월 중순 이후 35℃를 웃도는 극심한 폭염이 지속됐다. 지난 7월 17일 최고기온은 36.5℃, 24일에는 37.2℃까지 치솟았다. 급기야 27일에는 39.2℃를 찍어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밤에도 최저기온이 26℃를 넘는 열대야가 이어졌고, 체감온도는 연일 폭염경보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지난해 7월은 올해만큼 길고 강한 폭염이 지속되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온열질환자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5~6월 날씨의 차이와 시민들의 대응 방식 변화를 꼽는다.
지난해의 경우 5월 중순부터 30℃를 넘는 이른 더위가 시작됐고, 6월 중순부터 한여름 수준의 폭염이 찾아오면서 환자가 급증했다. 반면 올해는 5월 하순과 6월에 비가 잦고 흐린 날이 이어지며 최고기온이 28~32℃ 수준에 머물렀다. 본격적인 폭염 시작 자체가 늦어진 셈이다.
이와 함께 잇따른 기후 이상으로 형성된 '폭염 학습효과'도 크게 작용했다. 한낮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수분 섭취와 그늘 휴식을 늘리는 등 기본 수칙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문화가 정착됐다는 평가다.
대구시와 각 구·군의 빠르고 촘촘한 행정 대응도 한몫했다. 지자체들은 폭염특보 발효 즉시 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살수차 가동, 무더위쉼터 개방, 독거노인 안부 확인 등을 실시했다. 특히 고령층과 야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현장 예찰 활동을 확대하며 예방 효과를 거뒀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고 지적한다. 온열질환은 몸에 쌓이는 '누적 더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폭염이 8월까지 장기화할 경우 환자가 다시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올해 전국 온열질환자의 80.2%는 야외(작업장·논밭·길거리 등)에서 발생했으며, 발생 시간대는 오후 3~5시(40%가 50~69세)에 집중됐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폭염은 매년 반복되는 자연재난이지만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며 "가장 더운 오후 시간대 야외활동을 피하고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미리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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