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식용유 시위'에…"야권 대선주자 타이베이 시장 존재감"

정성조 2026. 7. 28.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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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지방선거 앞두고 주말 대규모 시위에 야권 인사 집결
'장제스 전 총통 증손자' 국민당 장완안, 정부 비판 주도하며 세몰이
집회에서 발언하는 장완안 대만 타이베이시장 [장완안 시장 페이스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대만에서 식용유 발암물질 검출 사건을 계기로 대규모 시위가 촉발되면서 야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로 꼽히는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대만 중앙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대만 제1·2야당인 중국국민당과 대만민중당은 지난 25일 타이베이 총통부(대통령실) 앞에서 '나는 사람이다, 나는 중독된 대만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내걸고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정리원 국민당 주석과 황궈창 민중당 주석, 한궈위 입법원장(국회의장), 장완안 타이베이시장, 루슈옌 타이중시장 등 야권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고, 인파가 몰리면서 2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주최 측은 주장했다.

이번 시위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민주진보당)이 2024년 5월 집권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야권 집회였다.

시위 발단은 지난달 말 불거진 벤조피렌 관련 사건이다.

대만 식품회사 '중롄유지'가 만든 대두 샐러드유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되면서 '식품 안전'에 대한 불안이 퍼졌다.

야권은 정부의 부실 대응을 비판하면서 라이 총통의 사과와 줘룽타이 행정원장(총리)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고, 정부 비판 여론이 한 달가량 이어지면서 집회 규모도 커졌다.

SCMP는 이번 시위를 두고 야권 국민당과 민중당이 11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통적인 지지 기반을 뛰어넘는 공감대 형성에 성공한 사례이자 장완안 시장의 국민당 내 영향력 확대를 보여준 계기로 평가했다.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식용유 시위' [장완안 시장 페이스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장제스 대만 전 총통의 증손자이기도 한 장 시장은 25일 집회에서 연단에 오른 뒤 35초간 기립박수를 받으면서 국민당 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세간에 인식시켰다.

이어 27일 발표된 대만싱크탱크 TIW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 시장은 국민당의 2028년 대선 후보 지지도 30%를 기록, 루슈옌 시장(22.7%)과 한궈위 입법원장(19%)을 앞섰다.

같은 조사에서 장 시장의 주요 정치인 호감도는 48.6%로 라이 총통(44.9%)이나 루 시장(40.8%)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장 시장은 이번 사안에서 정부 비판의 선봉에 서고 있다.

그는 같은 날 "정부는 여전히 사람들에게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하지 못하면서 진열대에 제품을 서둘러 올려놨다"며 라이 총통을 향해 대중의 분노에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대만 총통부는 대만인들의 의견 표명 권리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지방정부 지도자들이 식품 안전 개선을 위해 중앙정부와 협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당인 민진당은 이번 집회가 "가짜 시위이자 진짜 정치적 동원"이라고 의미를 축소하면서 국민당이 벤조피렌 사건을 장 시장의 정치적 야심을 확대하는 발판으로 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장위안샹 대만 동오대학 교수는 "장 시장에게 이번 집회는 정치적 도박이자 인기와 동원력을 가늠하는 궁극적인 시험대였다"며 집회 참가자 규모는 장 시장이 국민당의 전통적인 당 조직에 의존하지 않고도 시민들을 거리로 끌고 나올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짚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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