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의 역설’… 애플, 엔비디아 제치고 시총1위 탈환

조재연 기자 2026. 7. 2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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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만… AI 지각 오명 재평가
거액 투입, 순환투자의 우려 키워

7500억 달러(약 1100조 원)에 달하는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를 추진하는 엔비디아가 주가 급락으로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준 반면, ‘AI 지각생’이란 달갑잖은 별명을 얻었던 애플은 15개월 만에 1위를 되찾았다.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의 막대한 AI 투자가 오히려 순환투자 우려를 키우며 시장 신뢰를 약화시키는 ‘AI 투자의 역설’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가 전 거래일 대비 4.99% 하락한 196.51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시가총액이 4조7560억 달러로 축소됐다. 반면 애플은 1.17% 상승한 336.91달러로 마무리하며 시가총액 4조9480억 달러로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자리를 되찾았다. 종가 기준으로 애플이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약 15개월 만이다. 지난 17일 애플은 장중 한때 엔비디아를 제쳤지만, 장 마감까지 우위를 유지하진 못했다.

이날 엔비디아와 애플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AI 자본지출(CapEx)을 향한 투자자들의 시선이 바뀌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SK그룹과 5000억 달러의 파트너십을, 오픈AI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2500억 달러의 금융 보증을 각각 추진 중이다. 이에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영화 ‘빅 쇼트’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 등은 엔비디아가 자사 칩을 사용하는 기업과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지분을 확보하는 것을 겨냥해 순환투자라며 경고하고 나섰다. 순환투자가 업계 전반의 수요를 왜곡하고 기업 가치를 인위적으로 부풀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그간 AI 투자에 큰돈을 쓰지 않았던 애플은 AI 전환에 늦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최근엔 오히려 재무 건전성이 강점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AI 전환에 투자해온 빅테크들의 신용도 위험도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데이터 분석 결과, 오라클·스페이스X·알파벳·아마존·메타·브로드컴·엔비디아 등의 신용부도스와프(CDS) 가격이 최근 며칠 동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라클의 5년 만기 CDS 가격은 연초 144bp(1bp=0.01%포인트)에서 27일 기준 215bp로 치솟았다. CDS 가격 상승은 부도 위험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신용관리 회사 소나 자산관리의 존 에일워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AI 자금 조달 속도와 비용을 예측하지 못한다는 점이 현재 심각한 신뢰 위기를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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