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전기차 비중, 사상 첫 1위인데…유럽서 현대차 대신 기아차가 '수성'
현대차 유럽 등록 −8.7% '뒷걸음질'
기아는 대중형 EV로 점유율 방어
BYD, 유럽서 테슬라 첫 추월

[파이낸셜뉴스] 자동차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전기차가 사상 처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차'에 올라섰으나 현대차의 판매량은 오히려 뒷걸음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라인업을 먼저 깔아둔 기아만 점유율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늘어난 유럽 전기차 시장 수요는 비야디(BYD) 등 중국 브랜드가 채우고 있는 형국이다.

28일 독일 연방도로교통청(KBA)에 따르면 지난 6월 독일 신차 등록은 29만6378대로 전년 동월보다 15.7% 늘었다. 이 가운데 순수 전기차(BEV)가 8만4057대(+78.2%)로 점유율 28.4%를 기록하며 일반 하이브리드(8만3315대)를 742대 차로 제치고 월간 기준 처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동력원'에 올랐다. 가솔린(20.5%)과 디젤(11.4%)은 뒤로 밀렸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 흐름을 역행했다. 6월 현대차의 독일 등록 대수는 8520대로 5.2% 줄었다. 시장이 두 자릿수로 커지는 와중에 나온 감소다. 기아는 5913대(+16.9%)로 늘었다. 현대차의 독일 내 전동화 비중은 올해 1~5월 누적 기준 50.8%로 전년(59.3%)보다 후퇴했다.
유럽 전체로 넓히면 부진은 더 뚜렷하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상반기 유럽 신차 시장은 723만대로 6.1% 커졌지만, 현대차 등록은 24만3828대로 8.7% 감소했다. 점유율은 3.9%에서 3.4%로 내려앉았다. 기아는 같은 기간 6.9% 늘어난 29만697대로 4.0% 점유율을 지켰다.
명암을 가른 건 전기차 라인업이다.
현대차 이승조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2·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유럽에서 내연기관 볼륨 모델인 코나와 투싼이 노후화되면서 상반기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중국 전기차의 공세가 상당히 공격적이었는데, 이에 맞설 B세그먼트(소형) 전기차가 부재했다"고 말했다.
실제 유럽 최다 판매 현대차인 투싼(상반기 6만7665대)은 하이브리드·내연기관이 운영 중이고 순수 전기차 물량은 없다. 현대차의 전기차는 코나 전기차(1만3509대)와 소형 인스터(1만6594대)에 몰려 있는데, 하필 이 소형·보급형이 중국 브랜드의 주력 격전지다. 상반기 유럽에서 BYD는 17만4144대(+145.5%)로 테슬라(17만351대)를 처음 제쳤다. 체리(+305.8%)와 립모터(+558.3%)도 폭증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중국발 저가 공세가 구조적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중국 전기차·배터리 산업에서는 가격경쟁과 합종연횡 전략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은 국내외 기업 및 이업종 간 협업을 확대하며 미래차 산업의 기술·플랫폼 주도권 확보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기아는 대중형 전기차를 먼저 깔아 방어에 성공했다. EV2~EV5 등 대중형 전기차를 앞세워 2·4분기 서유럽 전기차 점유율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기아 김승준 재경본부장 전무는 "지난해 유럽은 전동화 추세와 라인업의 미스매치로 어려웠지만 올해 1·4분기부터 추세에 맞춰 작동하고 있다"며 "중국 업체에 대응하려면 당분간 전기차 수익성을 일부 양보하더라도 점유율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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