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방 中企 취업자 소득세 최대 10년간 2000만원 감면…전국 동일 혜택 첫 차등[Pick코노미]

김병훈 기자 2026. 7. 28. 07:1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수도권 7년·인구감소지역 10년 적용
감면율 90%·연간 200만원 한도 유지
감면액 74.9% 연소득 2700만~6250만원에
고령자·장애인·경단자도 혜택 대폭 확대
서울의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 앞 모습. 연합뉴스

전국 어디에서 일하든 똑같이 적용됐던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제도에 처음으로 근무지역별 차등이 도입된다. 비수도권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의 감면기간을 현행 5년에서 7년으로 늘리고 인구감소지역에서는 최대 10년까지 연장한다. 정부는 지방 근로자에게 더 많은 세제 혜택을 줘 청년 유출과 중소기업 인력난을 동시에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2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초 발표할 예정인 2026년 세법개정안에 이 같은 내용의 지방 근로자 우대 세제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현행 제도는 만 15~34세 청년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취업일부터 5년간 근로소득세의 90%를 연간 200만 원 한도로 감면해준다. 수도권과 지방을 구분하지 않아 지역별 인력 수급 여건이 크게 다른데도 동일한 혜택이 적용돼 지방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완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부는 이에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혜택을 차등화하고 비수도권 중소기업 취업 청년의 감면기간을 7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비수도권 가운데 인구감소지역에서는 3년을 더해 총 10년간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비수도권 청년에게 적용되는 감면율 90%와 연간 한도 200만 원은 그대로 유지한다. 제도 시행 전에 지방 중소기업에 취업해 현재 감면을 받고 있는 청년에게도 늘어난 감면기간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감면율이나 한도보다 기간 연장에 방점을 찍은 것은 현행 제도의 구조를 고려한 선택이다. 청년 감면율이 이미 90%에 달해 추가로 높일 여지가 작은 데다 취업 초기에는 소득세 부담 자체가 적어 연간 200만 원의 한도를 모두 활용하기 어렵다. 반면 근속연수가 쌓여 임금과 세 부담이 커지는 입사 6년 차 이후까지 혜택을 이어주면 체감 감세 효과와 장기근속 유인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가령 인구감소지역인 부산 영도구에서 28세에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은 현행 제도에서는 33세에 감면이 끝나지만 개편 후에는 38세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임금 상승으로 소득세 부담이 늘어나는 시기까지 감면이 이어져 취업 초기보다 후반부의 체감 혜택이 더 커질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추정에서도 소득세 감면 혜택은 저소득층보다는 일정 수준 이상의 근로소득이 있는 계층에 집중됐다. 전체 근로소득자를 소득순으로 5개 계층으로 나눠 2024년 감면액의 귀착을 추정한 결과 근로소득 약 2700만~3900만 원인 3분위와 3900만~6250만 원인 4분위에 돌아간 비중은 각각 37.6%와 37.3%였다. 두 계층이 전체 감면액의 74.9%를 차지한 셈이다.

반면 근로소득 1500만 원 이하인 1분위와 약 1500만~2700만 원인 2분위의 비중은 각각 0.8%와 16.6%였다. 소득이 낮을수록 애초 납부할 소득세가 적어 감면받을 수 있는 금액도 작기 때문이다.

비수도권 안에서도 인구감소지역에 추가 혜택을 주는 것은 지방 내에서조차 인력난과 청년 유출의 정도가 크게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부산 영도구와 대구 서구처럼 광역시 안에 있으면서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곳의 중소기업 취업자는 일반 비수도권보다 3년 더 긴 감면 혜택을 받는다. 인구감소지역은 행정안전부가 연평균 인구증감률과 청년순이동률 등 8개 지표를 토대로 지정한 89개 시·군·구다. 전남이 16곳으로 가장 많고 경북이 15곳으로 뒤를 잇는다.

청년 외 인력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경력단절근로자와 60세 이상 고령자, 장애인이 지방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감면율과 적용기간을 모두 높여준다. 현재 이들은 3년간 근로소득세의 70%를 감면받지만 개편 후에는 근무지역에 따라 최대 10년간 90%까지 감면받게 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전체 신청자 80만 2309명 가운데 청년은 75만 8807명으로 94.6%를 차지했다. 반면 고령자·장애인·당시 기준 경력단절여성을 모두 합친 인원은 4만 3502명으로 5.4%에 불과했다. 정부는 청년층에 집중된 수혜 대상을 넓혀 청년 외 인력의 지방 중소기업 취업과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노동 공급 기반도 확충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은 연간 감면액이 1조 원을 웃도는 대형 조세특례다. 감면액은 2024년 1조 1384억 원이며 정부는 2025년 1조 1638억 원, 2026년 1조 226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 전체 고용지원 분야 조세지출 5조 9020억 원의 20.8%에 해당한다. 통합고용세액공제 등 기업 대상 고용지원 세제가 고용을 늘린 기업의 세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라면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은 근로자의 세 부담을 직접 줄여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소득세 감면 확대만으로 지방 중소기업 취업을 선택하도록 할 만큼 강한 유인을 만들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방 중소기업 취업자는 애초 소득 수준이 높지 않아 소득세 부담 자체가 크지 않다”며 “낮은 소득 구간은 유효세율도 매우 낮기 때문에 소득세 감면을 확대한다고 해서 체감 효과가 얼마나 클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근로자의 세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중소기업이 임금을 올릴 수 있도록 기업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는 제언도 제기된다. 청년의 취업 선택에는 세후소득뿐 아니라 임금 수준과 복지·근로 여건이 함께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근로자와 기업을 동시에 지원하는 ‘투트랙’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중소기업정책연구실장은 “근로자와 기업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며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을 확대하는 동시에 현행 20%인 근로소득 증대기업 세액공제율도 연구개발·인력개발비 세액공제 수준인 25%까지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임금 인상 여력을 키워야 청년의 지방 중소기업 취업 유인도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훈 기자 cos@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