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사교육비에 허리 휜다… ‘대학 무료 멘토링’ 신청 4배 뛰어

건국대에 재학 중인 고모(23)씨는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그는 최근 대학 내 ‘무료 취업 컨설팅’을 신청했다. 토익과 자격증을 따는 데 드는 비용 만으로도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고씨는 “학교 선배가 멘토로 나서는 만큼 취업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며 “무엇보다 무료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대학 내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찾는 학생이 늘고 있다. 취업난과 맞물려 취업 준비 비용이 급증하면서 ‘무료’ 프로그램으로 눈을 돌리는 학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8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의 취업 프로그램 신청자는 지난해 2만3638명이었다. 2021년 1만6165명보다 46.2%가량 늘었다. 현직 선배와 연계한 멘토링 프로그램 신청자 수는 같은 기간 597명에서 2333명으로 4배 가까이 뛰었다.
고려대 대외협력처 측은 “대부분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라면서 “최근 일대일 멘토링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 역시 지난해 기준 취업 프로그램 신청자가 1만9775명으로 3년 새 20% 넘게 증가했다. 현직자와 1대1 맞춤형 상담을 진행하는 온라인 멘토링 신청자도 같은 기간 418명에서 798명으로 90% 이상 늘었다.
취업 준비 비용이 급증하면서 학내 무료 프로그램을 찾는 학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재단법인 교육의봄이 잡코리아와 함께 대졸 취업준비생 4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 사교육비는 연평균 455만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조사 당시 227만원보다 2배가량 뛰었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항목은 토익 등 영어시험 응시료(56.7%)였다. 이어 비전공 자격증 취득(37.0%), IT·컴퓨터 활용 전문 지식 습득(32.7%), 자기소개서 첨삭 등 취업 컨설팅(17.8%) 순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71.1%는 취업 준비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졸업을 1년간 유예하고 취업 준비에 매진한 박모(25)씨는 “줄일 수 있는 돈은 최대한 줄인다는 생각으로 학내 취업 프로그램뿐 아니라 취업 동아리, 학회까지도 가입해 최대한 도움받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난이 심각해진 여파도 크다. 국가데이터처가 이달 발표한 ‘6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3.9%로 26개월 연속 내림세가 이어졌다. 20대 취업자 수도 지난해 동기보다 19만9000명 줄었다.
삼성전자에 재직 중인 건국대 졸업생 유모(30)씨는 최근 모교 취업 멘토링에 참여하면서 절박한 분위기를 느꼈다고 했다. 그는 “취업 연계 프로그램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했다”며 “그만큼 취업이 어려워졌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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