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인수위 한 마디에 252억 사업 종료

황영민 2026. 7. 28.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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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사회진출 역량개발사업 민선 6기 출범 동시 종료
인수위 백서 발간 당일, 교육지원청 종료 공문 하달
‘언론·국회서 논란된 사업 폐지’ 권고에 부서자체 결정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경기도교육청이 250억원대의 정책사업을 민선 6기 교육감직 인수위원회의 백서 한 페이지를 보고 종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업은 임태희 전 경기도교육감이 임기 말 시행한 ‘고등학교 졸업예정자 사회진출 역량개발사업’(사회진출 역량개발사업)이다.

지난해 ‘고등학교 졸업예정자 사회진출 역량개발사업’을 통해 운전면허를 취득한 경기도내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운전면허증을 내보이고 있다. 당시 학생들은 수능이 끝난 후 프로그램을 지원해 준 학교장에게 감사편지를 보냈었다.(사진=이데일리DB)
27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교육청 학교교육정책과는 지난 15일 25개 교육지원청에 사회진출 역량개발사업 종료를 알리는 공문을 하달했다. 각 교육지원청은 이튿날인 16일 일선 고등학교에 같은 내용의 공문을 전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진출 역량개발사업은 경기도 내 527개 고교의 졸업 예정인 고3 학생들에게 운전면허 취득 및 학교자율편성 프로그램비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졸업 때까지 학교에서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간을 활용해 사회 진출 시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지난해 도내 고교 졸업예정자 12만 2000여명에 1인당 30만원씩, 368억원을 투입했다.

이 사업은 도입과 동시에 논란이 있었다. 교원 단체와 일부 교사들은 수업 외 현장 업무 부담 증가를 문제 삼았다. 정치권에서는 운전면허 취득 지원을 놓고 포퓰리즘 논란이 불거졌다.

반대로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특히 대중교통이 열악한 연천군의 경우 운전면허 취득 프로그램 참여 비율이 78%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평택(68%), 가평과 구리·남양주(67%), 용인(64%) 등 도농복합지역에서도 참여 비율이 높았다.

경기도교육청은 올해도 252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지난 15일 돌연 사업 종료를 결정했다. 인수위가 지난 15일 발행한 백서 세부과제 2-3-3에 ‘현장 부담이 큰 사업 전면 재검토·폐지’라는 내용을 담아서다. 언론 및 국회에서 큰 논란이 됐던 사업에 대해 즉각 재검토하라는 권고다.

경기도교육청이 '고등학교 졸업예정자 사회진출 역량개발사업' 종료 근거로 제시한 민선 6기 경기도교육감직 백서에 수록된 세부과제 내용. (자료= 경기도교육감직 인수위원회 백서)
경기도교육청은 인수위 백서 발간 당일 즉각 교육지원청에 사회진출 역량개발사업 종료 공문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사업에 대한 재평가나 재검토가 이뤄졌는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미집행된 예산 252억원은 하반기께 재편성 방향이 정해질 전망이다.

도교육청 학교교육정책과 관계자는 “백서에서 언급한 내용들에 대한 여러가지 검토를 실시했다”며 “백서에 담겨 있는 뜻을 그 전에 인수위도 만나봤기 때문에 그렇게 결정했다”고 했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상 교육감직 인수위는 교육청으로부터 자료 제출 요청이나 업무보고 그리고 정책 검토 및 권고안 마련은 가능하지만 행정명령 또는 예산 집행·편성 권한은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인수위 백서에 담긴 세부과제만으로 252억원 규모 사업의 종료를 자체 결정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도교육청 관계자는 “그 정도 큰 규모 사업이면 (종료 시) 교육감 지시가 있어야 한다”며 “담당 부서에서 자체 결정한 것을 보면 전임 교육감의 사업이기에 부담을 느껴 빨리 정리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황영민 (hym86@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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