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3대 주주 된 엔비디아… 세종 AI 데이터센터 함께 짓는다

최아리 기자 2026. 7. 28. 00:4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0억달러 투자해 지분 4.5% 확보
계약 체결 후… 이해진·젠슨 황 ‘하트’ 네이버 이해진(왼쪽부터 여섯째) 의장과 최수연(왼쪽 넷째) 대표, 젠슨 황(왼쪽 다섯째)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 24일 미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 로비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엔비디아는 네이버 주식 10억달러어치를 인수하는 내용의 전략적 투자 계약을 맺었다. 엔비디아는 국민연금·블랙록에 이어 네이버 3대 주주가 된다. /엔비디아

네이버가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로부터 10억달러(약 1조47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받는다고 27일 발표했다. 네이버가 해외 빅테크로부터 대규모 직접 투자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네이버는 동시에 글로벌 투자사 브룩필드로부터 최대 90억달러(약 13조2300억원) 규모의 인프라 자금 조달도 추진한다. 총 100억달러(약 14조7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은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되는 1GW급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입된다. 검색·쇼핑 중심의 인터넷 플랫폼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승부수다.

네이버는 지난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사옥에서 이해진 이사회 의장과 최수연 대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이와 같은 내용의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네이버가 새로 발행하는 주식 724만여 주를 엔비디아가 주당 20만4500원에 사들이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엔비디아는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보다 많은 4.5%의 지분을 확보하며 국민연금, 블랙록에 이어 네이버 3대 주주가 된다. 이날 네이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4% 오른 22만5000원에 마감했다.

그래픽=박상훈

◇엔비디아 기술과 자금으로 재무장

이번 투자는 지난 6월 황 CEO의 방한 당시 양사가 발표한 ‘기가와트(GW)급 AI 팩토리 구축 협약’의 후속 조치다. 네이버는 현재 세종시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인프라 플랫폼 ‘DSX’를 도입해 ‘AI 팩토리’로 고도화한다.

AI 팩토리는 서버를 모아 연산(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데이터센터의 개념을 ‘데이터와 전력을 투입해 토큰(AI가 문장과 정보를 처리·생성하는 기본 단위)을 생산하는 공장’ 개념으로 전환한 것이다. 네이버는 이 시설을 2027년 상반기 55MW(메가와트), 2027년 말 100MW, 2028년 200MW 규모로 확장하고, 장기적으로 1GW급까지 키울 계획이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브룩필드를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2028년까지 최대 90억달러를 여러 금융회사가 참여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브룩필드는 1조달러 이상을 운용하는 글로벌 대체 투자사다. 단순 자산 운용사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전력·신재생에너지 등 실물 인프라 자산을 직접 보유·투자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번 지분 투자의 선결 조건으로 90억달러 규모의 별도 자금 확보를 요구했다. 브룩필드 자금이 그 ‘조건’을 충족한 셈이다. 엔비디아 투자 납입 기한은 10월 30일로, 네이버는 그 전에 브룩필드와의 계약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박상훈

◇플랫폼 업체에서 종합 AI 기업으로

네이버가 유상증자를 하는 것은 22년 만이다. 네이버는 주주 가치 희석 우려를 줄이기 위해 약 1조170억원 규모의 자사주 490만주를 다음 달 소각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이번 투자 유치로 네이버가 AI 모델부터 인프라까지 아우르는 ‘종합 AI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네이버는 그간 검색 광고와 커머스(쇼핑) 등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인터넷 플랫폼 회사였다. 이로 인해 내수 시장의 성장 한계에 갇혀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반면 AI 기술과 인프라가 중심이 된 AI 사업은 B2B(기업 간 거래) 중심의 자본 집약적 사업이다.

네이버는 자국의 데이터와 언어를 미국 빅테크에 맡기지 않으려는 각국 정부·기업의 ‘소버린 AI’ 수요를 노리고 있다. 네이버 측은 “2027년부터 AI팩토리 매출을 내겠다”며 “아시아·태평양과 유럽·중동의 소버린 AI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고 했다. 교보증권은 네이버의 AI팩토리 사업이 2028년 2조5000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네이버와 엔비디아의 관계는 한층 깊어지게 됐다.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클라우드는 엔비디아와 글로벌 AI 팩토리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AI 컴퓨트 파트너십’ 체결을 논의 중이다. 네이버는 또 엔비디아의 오픈소스(공개) AI 모델 ‘네모트론3 울트라’에 독자 데이터와 학습 기술을 결합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해진 의장은 이번 계약을 발표하며 “네이버가 굉장히 큰 변화와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는 계기”라며 “자본뿐만 아니라 두 회사가 가진 글로벌 브랜드와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의 노하우를 스케일업하는 데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