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이나 폭풍 매수” SK하닉 주식을 왜 미국서 사?…아슬아슬한 ‘ADR 투자’ [투자360]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상장을 기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7/ned/20260727204141704mwqq.jpg)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상장 직후 1조원 가까운 자금이 몰린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의 매수세가 주춤하는 가운데, 높은 프리미엄을 둘러싼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월가는 AI 투자 과열의 신호라고 경고한 반면 국내 증권가는 본주 재평가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오는 29일 시작되는 상호전환이 두 전망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SK하이닉스 ADR이 나스닥에 상장한 지난 10일부터 24일까지 6억7555만달러(약 9900억원)를 순매수하며 미국 주식 누적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다만 상장 초기의 폭발적인 매수세는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상장 첫 거래일인 10일 1억7341만달러, 13일 3억4484만달러를 순매수하며 전체 누적 순매수의 약 71%가 이틀간 집중됐다. 이후에도 일간 해외주식 순매수 순위는 대부분 1~5위를 유지했지만 매수 규모는 수천만달러 수준으로 감소했고, 20일에는 하루 순매도를 기록했다. 21일에는 6188만달러를 순매수하며 다시 미국 주식 일간 순매수 1위에 올랐지만 규모는 상장 첫 거래일의 약 36%, 13일의 약 18% 수준에 그쳤다.
상장 이후 본주와 ADR의 주가 흐름도 차이를 보였다. 지난 10일부터 24일까지 SK하이닉스 본주는 218만원에서 175만9000원으로 19.3% 하락한 반면 ADR은 168.01달러에서 154.57달러로 8.0% 하락하는 데 그쳤다.
다만 ADR은 여전히 본주보다 높은 가격(프리미엄)에 거래되고 있어 단순한 주가 하락률만으로 투자 성과를 비교하기는 어렵다. 향후 프리미엄이 어떤 방식으로 조정되는지도 실제 투자 수익률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실제로 월가에서는 현재의 높은 프리미엄을 AI 투자 과열의 신호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시장 분석 칼럼 ‘스트리트와이즈(Streetwise)’에서 “같은 주식이 서로 다른 시장에서 큰 가격 차이를 보이는 현상은 시장에서 발생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SK하이닉스 ADR의 높은 프리미엄을 조명했다.
제임스 매킨토시 WSJ 선임 시장 칼럼니스트는 SK하이닉스 ADR이 상장 이후 본주 대비 16~51% 높은 가격에 거래된 점을 거론하며 “거대한 ADR 프리미엄은 AI 반도체 투자 열기가 과열됐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어 본주와 ADR 간 차익거래가 원활하지 않은 구조인 만큼 프리미엄이 유지될 수 있지만, 향후 가격 괴리가 축소될 경우 ADR 투자자가 본주 투자자보다 불리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국내 증권가는 프리미엄이 단기간에 꺼지기보다 점진적으로 정상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상호전환이 시작되더라도 가격 괴리 조정의 속도는 ADR 공급 규모가 결정할 변수다. 장기적으로는 본주 재평가를 통해 괴리가 축소될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ADR은 상장 직후 약 3% 수준 프리미엄에서 시작해 미국 투자자의 높은 접근성 수요와 제한된 유통물량 영향으로 단기간 52%까지 확대됐다”며 “현재는 33.2% 수준으로 낮아져 상장 초기 초과 프리미엄은 일부 해소됐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구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상호전환 절차 개시만으로 프리미엄이 즉시 축소되기는 어렵다”며 “실제 가격 괴리 조정 강도는 씨티은행의 ADR 신규 발행 규모와 시장 수급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또, “29일은 프리미엄 정상화가 완료되는 시점이 아니라 실제 ADR 공급 반응을 확인하는 첫 번째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장기적으로는 본주 재평가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 연구원은 “TSMC ADR도 최근 5년 평균 12.6%의 프리미엄을 유지한 만큼 프리미엄이 완전히 사라지기보다 일정 수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해외 4개사와 국내 3개사 사례를 분석한 결과 고(高) 프리미엄 이후 가격 괴리 축소의 약 절반은 ADR 하락보다 본주 상승을 통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SK하이닉스는 12개월 선행 PER 4.7배의 역사적 저평가 구간”이라며 “향후 본주로 가격이 전이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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