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곁 든든한 돌봄 울타리, 등하굣길 안전 파수꾼과 함께
어르신들, 삼은초·송곡초 안전 지원
방과후 교실 이동·수업 보조 도와
하굣길 안전한 귀가 위해 대면 인계
아침 등굣길 안전 도우미 역할 수행
아이들 살피며 어르신 삶에 활력 더해

[충청투데이 조길상 기자] 온돌봄학교는 초등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하나로 묶어 학부모의 돌봄 공백을 메우고 아이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국가 돌봄·교육 체계이다.
충남도교육청은 가정과 학교, 마을과 지자체, 대학이 손을 맞잡는 촘촘한 '충남형 온돌봄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오후 1시, 삼은초등학교(교장 최재숙) 복도가 다시 한번 붐비기 시작한다.
정규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이 방과후학교 교실과 돌봄교실로 흩어지는 학교에서 가장 분주한 시간이다.
이 어수선한 골든타임에 아이들 곁을 지키는 이들이 있다.
바로 노인 일자리 사업인 '온동네 초등돌봄 지원'의 안전관리 인력으로 참여 중인 어르신들이다.
◆학교와 마을이 맞잡은 '노인 일자리'
'온동네 초등돌봄 지원'은 60세 이상 어르신의 경험과 역량을 초등 돌봄 현장에 연결하는 노인 역량 활용 사업이다.
퇴직 교원과 보육·돌봄 교사, 사회복지사 등 아동 대면 활동에 적합한 인력을 선발하며 교육부와 지역 교육지원청, 초등학교가 협업 기관으로 참여한다.
노인 일자리 창출과 초등 돌봄 공백 해소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취지다.
참여 어르신들은 단독으로 수업을 진행하거나 학생을 전담 관리하지는 않는다.

◆삼은초등학교의 4가지 맞춤형 안전 지원
삼은초는 참여 어르신들의 역할을 학교 실정에 맞춰 네 가지로 세분화해 운영하고 있다.
첫째, 방과후학교 교실 이동 지원이다.
정규 수업이 끝나면 저학년 학생들은 각자 다른 방과후학교 교실로 이동해야 한다.
특히 학기 초에는 교실 위치를 헷갈리거나 복도에서 길을 잃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데 어르신들이 동행하며 안전하게 교실을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둘째, 방과후학교 수업 보조 활동이다.
요리 수업처럼 학생들에게 손길이 많이 필요한 수업에서는 어르신들이 교실 뒤편에서 활동을 돕는다.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다정하게 도와주고 강사의 수업 준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짝이 없어 머뭇거리는 학생의 친근한 활동 짝이 돼주기도 한다.
셋째, 개별 지원이 필요한 학생 밀착 돌봄이다.
새로운 환경에 민감하거나 감정을 조절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학생 곁을 서두르지 않고 따뜻하게 지켜준다.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시간이 쌓이면서 학기 초 교실 문턱에서 멈칫하던 학생이 스스로 활동에 참여하는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넷째, 안전한 하교 지원이다.
삼은초는 학생들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 '대면 인계'를 원칙으로 한다.
저학년 학생은 돌봄전담사의 인솔 아래 이동하며 학원으로 이동하는 학생 역시 학원 인솔자가 온돌봄교실에서 인계 서명을 마친 뒤에야 교실을 나설 수 있다.
어르신들은 이 과정 전체를 세심히 살핀다.
하굣길 동선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을 예방하고, 학생이 보호자에게 안전하게 인계되는 순간까지 함께한다.
삼은초등학교 온돌봄학교를 총괄하는 늘봄지원실장은 "늘봄지원실 인력만으로는 손이 부족할 때가 많은데 어르신들께서 그 빈틈을 든든하게 채워주신다"라며 "아이들도 이제는 어르신들을 먼저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한다"라고 전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주황색 안전 조끼를 입고 깃발을 든 어르신들이 송곡초등학교(교장 박영희) 앞 도로에 등장한다.
신호등이 없는 도로에서 차량 사이를 지나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너게 도와주는 이들은 바로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 중인 어르신들이다.
최근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사고와 아동 대상 범죄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역 어르신들이 초등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과 학교생활 지원에 앞장서며 든든한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등하굣길 파수꾼부터 교내 도우미까지
노인일자리 봉사 참여 어르신들이 맡은 주요 업무는 크게 스쿨존 교통지원, 교내외 안전 지도, 그리고 돌봄교실 아동 인솔 및 활동 지원이다.
어르신들의 활동은 아침 등교 시간 스쿨존 교통지원으로 시작된다.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이나 차량 통행이 많은 위험 구간에 배치돼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돕는다.
궂은 날씨에도 어김없이 현장을 지키며 아이들의 안전한 발걸음을 책임지고 있다.
송곡초 내부에서도 어르신들의 활약은 이어진다.
쉬는 시간 등 안전 사각지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교내외를 순찰하며 '안전 도우미' 역할을 수행한다.
어르신들의 꼼꼼한 눈길 덕분에 교내 안전사고 발생률도 크게 줄어들었다.
맞벌이 가구 증가로 수요가 늘어난 '돌봄교실'에서도 어르신들의 손길은 빛을 발한다.
정규 수업이 끝난 아이들을 돌봄교실까지 안전하게 인솔하는 것은 물론 교구 정리와 활동 지원 등 세심한 부분까지 챙긴다.
돌봄교실을 마치고 교문을 나서는 순간까지 어르신들의 시선은 아이들에게서 떠나지 않는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송곡초에서 봉사자로 활동 중인 한 어르신은 "아침마다 아이들이 밝게 인사해 줄 때 큰 보람과 활력을 얻는다"라며 "내 손주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매일 기분 좋게 봉사하고 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학교 현장의 만족도 역시 매우 높다.
박영희 교장은 "어르신들께서 매일 정해진 시간에 책임감 있게 아이들을 보살펴 주시는 덕분에 교사들도 본연의 교육 활동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학부모들 역시 "어르신들이 등하굣길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놓여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어르신들의 따뜻한 손길과 세심한 눈길이 더해져 한층 더 즐겁고 안전해진 등하굣길.
어르신들의 삶에는 활력을, 아이들에게는 안전을 선물하는 이 아름다운 동행이 지역사회를 따뜻하게 물들이고 있다.
조길상 기자 cks71@cctoday.co.kr
Copyright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선도지구 품은 둔산…재건축 기대감에 매물 회수 움직임 - 충청투데이
- ‘타선 대폭발’ 한화, 기아·LG 연파…가을야구 희망 다시 살렸다 - 충청투데이
- 민주 당권 충청서 첫 승부…김민석·정청래·송영길 ‘중원 쟁탈전’ - 충청투데이
- 보운대의 변신…보문산 큰나무 전망대, 대전 원도심 새 명소로 - 충청투데이
- 반도체·배터리 연구 판 바꾼다…오창 새빛가속기 본격 착공 - 충청투데이
- SK하이닉스 효과…청주시 곳간 커지자 충북도와 ‘신세역전’ - 충청투데이
- 지우고 없애고…'0시 축제' 접고 키우는 빵 축제, 대전 대표 축제 될까 - 충청투데이
- 특혜 의혹 오창4산단, 포스코 사업 참여 확정도 안했다 - 충청투데이
- 충남 11개 시·군 지방의원, 지역 생존기반 지키는 공약 많아 - 충청투데이
- 김찬술 대전 대덕구청장 "대덕서 번 돈, 대덕에서 돌게 하겠다" - 충청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