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만으론 부족하다”… 인천교통공사, 열차 손잡이 교차감염 대책도 서둘러야

이홍석 2026. 7. 2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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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UV-C 살균장치 도입 긍정적
정작 승객 접촉 가장 많은 객실 손잡이는 ‘사각지대’
서울의 한 국립대 미생물학 연구팀, “열차 손잡이 변기보다 더럽다”
인천공항, 셔틀트레인 항균 손잡이 적용 ‘교차감염’ 차단
전문가 “위생관리도 접촉 빈도 중심으로 전환해야”
플라스틱 소재로 설치된 열차 손잡이. [사진=이홍석 기자}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교통공사가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내장형 UV-C(자외선) 살균장치를 도입하며 지하철 역사 내 위생환경 개선에 나섰다.

이는 이용객의 안전과 감염 예방을 대비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정작 하루 수십만 명의 이용객이 가장 많이 접촉하는 열차 내부 손잡이와 봉(폴)에 대한 위생관리 대책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뿐만 아니라 객실 손잡이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교차감염 예방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지하철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 살균장치 국내 첫 도입

인천교통공사는 지하철 역사 내 국내 도시철도 최초로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내장형 UV-C 살균장치’를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설치된 장치는 에스컬레이터 내부에 UV-C 살균기를 내장한 방식으로 기존 외장형보다 유지관리 효율성과 경제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교통공사는 지난해 인천스타트업파크 TRYOUT 공공 실증사업을 통해 8대를 시범 설치했다.

올해 살균력이 99.9%에 달한다는 검증을 마친 뒤 최근 부평역과 간석오거리역 등에 6대를 추가 설치해 현재 총 14대를 운영하고 있다.

교통공사는 손잡이를 안심하고 잡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위생 향상은 물론 에스컬레이터 전도사고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승객이 가장 많이 잡는 것은 에스컬레이터보다 ‘열차 객실 손잡이’

하지만 이번 사업이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에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한계도 지적된다.

실제 시민들이 지하철 이용 과정에서 가장 자주 접촉하는 시설은 에스컬레이터보다 열차 객실 내부 손잡이와 봉, 객실 기둥이다. 출퇴근 시간에는 하나의 손잡이를 수백 명이 연속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교차감염 예방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에스컬레이터뿐 아니라 열차 내부 손잡이까지 위생관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하철 손잡이, 변기보다 오염 심할 수도”… 위생 관리 필요성 제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손잡이의 세균 오염도를 분석한 내용을 지적하며 공공교통시설 위생관리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서울의 한 국립대학교 미생물학 연구팀은 서울시 주요 지하철 노선(2호선, 3호선, 9호선 등)의 출퇴근 시간대 손잡이 30개 지점을 채취해 세균 오염도를 분석했다. 실험 결과 손잡이 1cm²당 평균 1200~2500 CFU(Colony Forming Unit, 세균 집락 형성 단위)의 세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가정용 변기 뚜껑에서 일반적으로 측정되는 수치인 500~1000 CFU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김연수 교수(서울대 미생물학과)는 “지하철 손잡이는 하루 수만 명의 손이 닿는 곳으로, 세균이 붙기 좋은 플라스틱 재질이 많다”며 “특히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지하 환경에서 세균 증식이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내장형 UV-C 살균장치 설치. [인천교통공사 제공]

인천공항, 이미 ‘항균 손잡이’ 도입

실제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셔틀트레인 손잡이에 바이러스와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항균 소재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해외 입국자를 포함한 국내외 이용객이 집중되는 국제교통시설인 만큼 감염병 예방 수준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항균 소재 손잡이는 이용객이 손잡이를 잡는 과정에서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교차감염을 낮추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인천교통공사도 단계적 확대 검토 필요

전문가들은 교통공사의 이번 UV-C 살균장치 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위생관리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혼잡 노선 일부 차량을 대상으로 항균 소재 손잡이 등을 적용하고 객실 손잡이의 세균 오염도를 정기적으로 조사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한 뒤 효과를 분석해 확대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앞서 교통공사는 2024년 인천지하철 일부 구간에 항균 소재 손잡이를 시범 설치한 바 있다. 시범 설치 후 현재 멈춘 상태이고 향후 항균 소재 손잡이 설치에 대한 검토도 전혀 없는 상황이다.

“위생도 이용객 안전의 일부”

관련 업계는 “에스컬레이터 UV-C 살균장치 도입은 도시철도 위생관리의 새로운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그러나 시민들이 가장 많이 접촉하는 공간은 역사가 아니라 열차 객실이다. 이용객 안전이 단순히 사고 예방에 그치지 않고 감염 예방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대되는 만큼, 위생관리 역시 접촉 빈도가 높은 시설을 중심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살균장치가 첫걸음이라면, 앞으로는 객실 손잡이와 봉, 승강장 난간 등 시민들이 가장 많이 손을 대는 시설까지 관리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보다 실효성 있는 공공 위생 정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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