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가상 발전소로 외연 확장…미래 전력망 책임진다
배터리 공급 위주 사업 구조 개편…지속적 수익원 확보
소프트웨어부터 운영까지…글로벌 통합 솔루션 수요 겨냥
![서울 여의도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사진=LG에너지솔루션]](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7/552795-r1dG8V7/20260727175506970qelx.jpg)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가상발전소(VPP) 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전방산업 수요에 따라 매출 변동성이 큰 셀 공급 위주의 사업 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배터리 공급과 시스템 구축·운영 사업을 연계해 수주 저변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최근 호남권 전력 인프라 확충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AI 활용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 지원 사업'의 운영 사업자로 선정됐다. 해당 사업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7개 배전선로(140MWh)의 발전량 예측과 ESS 충·방전 관리, 전력 시장 입찰 ·정산 등을 맡는다.
가상발전소의 핵심은 소규모 발전소의 데이터를 모아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 관리하는 것으로, 신재생에너지 시대를 책임질 미래 기술로 꼽힌다. 과거 전력망은 화력·원자력 등 대형 발전소를 관리하는 것이 중심이었지만, 최근 태양광·풍력 등 소규모 발전원이 늘어나면서 가상발전소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바뀌는 신재생에너지는 '예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력망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발전기의 출력을 줄이는 등 전력 낭비와 전력계통 불안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 시장은 입찰이 매일 진행되는 특성상 발전량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부 환경의 영향을 정확히 파악해 공급자에게 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급자가 생산한 전기는 ESS를 통해 안정적으로 기존 전력망에 편입한다. 전기가 남으면 ESS를 충전하고 모자라면 방전하는 식이다. 날씨를 완벽하게 계산할 수 없는 만큼 예측의 불확실성을 ESS의 유연성으로 메꾸는 셈이다.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고도 송배전망을 완성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배전망에 ESS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전력망을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전력 계통 문제로 시장에 참여하지 못하던 소규모 발전사업자를 편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 '에너지 플랫폼' 사업자로 본격적인 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대표는 지난달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배터리 테크 콘퍼런스(BTC)' 자리에서 "배터리는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세상 모든 에너지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기업을 넘어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키우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찌감치 배전망 ESS 운영을 신사업으로 낙점했다. 2022년 사내 독립기업(CIC) '에이블'을 출범하며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및 전력망 통합관리 사업을 시작했다. 에이블은 2024년 제주에서 배전망 연계 ESS 발전소 운영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2024년 11월 LG에너지솔루션 최고전략책임자(CSO) 산하 EaaS 사업 담당으로 담당으로 편입됐다. 이후에는 ESS전지사업부와 통합해 시너지 확대를 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가상발전소 운영 과정에서 축적하는 방대한 데이터는 향후 AI 기반 에너지관리와 가상발전소 사업 경쟁력을 높일 핵심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계통 안정화 서비스 외 추가적인 수익도 예상된다. 전기요금의 차익거래나 발전 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발전량 예측 데이터를 다른 ESS 운영 사업자나 시스템 업체에 제공하는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한국을 넘어 미국 등 주요 ESS 시장의 통합 솔루션 수요를 겨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소프트웨어 공급과 인프라 구축, 관리와 운영까지 맡아 독자적 입지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매출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AI 기반 ESS 운영 역량을 앞세워 사업 성장을 가속하고 국가 전력망 안정화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