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영업 재개 준비하는 홈플러스… 美 ‘트레이더 조’ 주목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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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이 집행되는 대로 상품 확보를 마무리하고 다음 달 중 임시 휴업 중인 67개 핵심 점포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트레이더 조는 대형 매장에서 수만 개 상품을 취급하는 일반적인 대형마트와 달리 4000여 개 상품을 판매하며 이 중 80% 이상을 PB로 채운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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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규모·상품 수 줄이고 PB 확대… 운영 효율 높인다
국내 유통 환경·재무 여건 변수… 성공 여부는 미지수
파산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는 경영 정상화 해법으로 미국 마트 체인 ‘트레이더 조’(Trader Joe’s) 운영 방식을 택했다. 기존 대형마트와 달리 상품 품목 수를 줄이고 자체브랜드(PB)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이 집행되는 대로 상품 확보를 마무리하고 다음 달 중 임시 휴업 중인 67개 핵심 점포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복층 점포는 약 1000평 규모 단층 매장으로 축소하고, 식품·PB·생활필수품 위주로 판매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재개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트레이더 조에 주목했다. 트레이더 조는 대형 매장에서 수만 개 상품을 취급하는 일반적인 대형마트와 달리 4000여 개 상품을 판매하며 이 중 80% 이상을 PB로 채운 것이 특징이다.
잘 팔리는 상품에 판매를 집중해 재고와 물류 부담을 줄이고, 제조사와 직접 거래해 중간 유통 비용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판매가 부진한 상품은 빠르게 단종하는 대신 새로운 PB 상품을 꾸준히 내놓으며 회전율을 높였다.
국내에서는 에코백과 냉동 김밥 등으로 유명해졌지만, 트레이더 조의 핵심 경쟁력은 PB에 있다. 초기에는 인도 카레, 일본 간장 등 당시 미국에서 보기 어려운 이색 상품 위주로 개발했고, 이후 만다린 오렌지 치킨과 에브리띵 벗 더 베이글 시즈닝 등 개성 있는 제품을 잇달아 흥행시키며 충성 고객을 확보했다.
홈플러스가 트레이더 조를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업 면적과 상품 품목 수(SKU)를 줄이면 상품 매입 비용과 재고 부담을 낮출 수 있고, 식품, 생필품 등 회전율이 높은 품목에 집중하고 독점 PB를 늘리면 운영 효율과 수익성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홈플러스 PB ‘심플러스’는 한때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인정받았지만 회생 절차와 상품 공급 차질을 겪으면서 고객 이탈이 이어졌다. 재개점 이후 기존과 같은 상품 구성만으로는 소비자를 다시 끌어들이기 어려운 만큼, 단순히 PB 비중을 늘리는 것을 넘어 홈플러스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으로 방문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 트레이더 조 모델 국내 성공 여부는 미지수
다만 트레이더 조의 모델이 국내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트레이더 조의 흥행은 단순한 매장 운영 방식 외에도 상품 기획력, 브랜드 팬덤, 미국 특유의 소비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다. 상품 안내 방식과 직원 서비스, 인테리어 등 매장 경험도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트레이더 조는 미국 소비 환경 특성을 고려해 틈새시장을 공략해 왔다.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마트가 주로 교외에 위치해 대량 장보기 수요를 흡수하는 반면, 트레이더 조는 도심과 주거지 인근의 비교적 작은 매장에서 간편식, 냉동식품, 스낵 등 식품 중심 상품을 판매했다.
반면 국내 대형마트는 이미 상당수가 도심 생활권에 자리 잡고 있고, 소비자들도 신선식품, 정육, 수산물, 생필품 등을 한 번에 구매하는 종합 쇼핑 공간으로 이용해 왔다. 간편식과 소량 장보기 수요 역시 쿠팡 등 이커머스, 편의점, 기업형 수퍼마켓(SSM)이 상당 부분 선점한 상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장 규모를 줄이고 PB를 확대하는 콘셉트를 따라 할 수는 있지만, 트레이더 조 특유의 상품 기획력과 충성 고객층은 오랜 시간 쌓인 경쟁력”이라며 “상품 수를 줄이는 것이 효율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소비자가 기대하는 구색까지 줄어든다면 오히려 고객 이탈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재무적 여력도 변수다. 홈플러스는 2000억원 규모 DIP 자금을 확보하며 당장의 파산 위기에서는 벗어났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2~3개월가량 운영을 이어갈 수 있는 단기 유동성 확보 수준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확보한 자금도 상품 매입과 매장 재개장, 밀린 임차료, 공과금, 임금 지급 등에 우선 투입해야 하는 만큼 신규 PB 개발과 점포 개편 등에 투자할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홈플러스에 주어진 시간은 넉넉하지 않다. 법원은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기업회생절차상 최종 시한인 9월 4일로 정했다. 홈플러스는 이때까지 수정 회생 계획안을 마련해 채권자들 동의를 받아야 한다. 통상 채권자 협의에 한 달가량이 걸리는 만큼 8월 초에는 구체적인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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