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미·중 ‘AI 철의 장막’…中기업, 美의회 자문단 면담 거부
정부는 AI 대화 추진하는데
민간 소통창구는 닫혀

중국 주요 기술 기업들이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미국 의회 자문단의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미·중 정부는 인공지능(AI) 안전·안보 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기업과 연구자들의 접촉 통로는 좁아지면서 양국 AI 생태계 사이에 ‘철의 장막’이 짙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년 만의 방중에도 중국 빅테크 면담 불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현지 시각) 미국 미·중 경제안보 검토위원회(USCC) 대표단이 이달 베이징·항저우·상하이를 방문했지만 중국의 일부 선도 기술 기업과 만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USCC는 중국의 군사·경제·기술 동향을 조사해 미 의회에 보고서와 정책 권고를 제출하는 기구다.
마이크 카이컨 USCC 부위원장은 “요청한 면담 상당수를 성사시키지 못했고, 그 대상에는 중국의 일부 선도 기술 기업도 포함됐다”며 “그 사실 자체가 하나의 데이터 포인트”라고 밝혔다. 면담 불발 자체가 중국 기술 업계의 대미 경계가 커졌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의미다.
중국은 USCC를 중립적인 조사단이 아니라 대중국 기술 정책과 제재에 영향을 미치는 기구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AI 개발이나 반도체 공급망에 관해 설명하면 해당 발언이 향후 미국의 수출 통제와 제재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USCC에는 수출 통제를 직접 완화할 권한이 없어 중국 기업으로서는 면담으로 얻을 이익이 거의 없다.
방문 시점도 민감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가 앤스로픽의 모델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일부 중국 AI 연구소에 대한 제재 가능성도 거론됐다. 데이비드 장 트리비엄차이나 연구원은 “면담에서 나온 어떤 발언이든 USCC 연례 보고서에 다시 등장해 다음 규제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었다”고 했다.
◇정부는 대화 추진하는데 기업·연구자 접촉은 위축
중국의 AI 산업이 국가 안보 정책과 긴밀하게 얽힌 점도 기업들의 운신 폭을 좁혔다. 데니스 사이먼 미·중 과학기술 전문가는 “기업 관계자에 대한 접근 허용은 더 이상 기업만의 결정이 아니라 사실상 국가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 의회보다 수출 통제를 실제로 조정할 수 있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장 연구원은 “중국 입장에서 수출 통제 하나도 완화할 수 없는 미 의회 위원회에 접근을 허용해 얻을 것이 거의 없다”고 했다.
미·중은 9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이끄는 새로운 AI 안보 대화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거론되지만 중국은 개최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장 연구원은 기업의 면담 거부와 정부 간 대화를 두고 “AI 외교를 정상 간 채널에 집중하는 동일한 정책의 양면”이라고 분석했다.
정상급 대화와 별개로 과학기술 교류는 감소하고 대학 간 협력과 기술 이전에는 제약이 커지고 있다. 사이먼은 직접 접촉이 줄어들수록 양국이 간접 자료와 기술 분석에 의존하게 되고, 이는 정책을 더욱 의심이 많은 방향으로 이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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