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제주를 한국의 애리조나로”…자율주행 3단계 로드맵 제시

강주현 2026. 7. 2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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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욱 대표, 위성곤 지사ㆍ이소영 의원에 특화도시 구상 제안

박재욱 대표, 위성곤 지사ㆍ이소영 의원에 특화도시 구상 제안

24일 오전 제주 쏘카터미널을 방문한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운데)와 이소영 의원(오른쪽)이 박재욱 쏘카ㆍ에이펙스 모빌리티 대표이사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쏘카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쏘카가 제주를 국내 자율주행 산업의 시험장이자 거점으로 키우자는 구상을 지방정부와 정치권에 내놨다. 규제 권한을 쥔 지자체가 문을 열어주면 기술 상용화 속도가 달라진다는 논리다.

쏘카는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이 지난 24일 오전 제주공항 인근 쏘카터미널을 찾았다고 27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박재욱 쏘카ㆍ에이펙스 모빌리티 대표는 ‘제주특별자치도 자율주행 특화도시 전환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은 3단계다. 먼저 인센티브를 활용해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바꾸도록 유도하고, 다음으로 자율주행 카셰어링을 늘린 뒤, 마지막으로 자율주행 라이드헤일링(호출형 승차공유)과 로보버스(자율주행 대중교통 버스)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교통 취약지역의 이동 문제를 풀면서 동시에 체험형 관광 상품으로도 키우자는 것이 골자다. 박 대표는 제주에 트렌드에 민감한 얼리어답터 성향 관광객이 많다는 점을 들어, 공항과 렌터카하우스를 잇는 구간이나 올레길 등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셔틀이 유력한 적용 대상이라고 짚었다.

박 대표는 해외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미국과 중국에서는 로보택시를 어디서 어떻게 굴릴지를 주와 도시가 직접 정하는 구조여서 애리조나와 우한이 자율주행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는 도민 수요와 관광객 수요가 한 지역에서 겹치는 독보적 실증환경을 갖춘 만큼, 제도만 개방적으로 설계하면 탄소 배출 감축과 교통 취약지역 이동약자 문제, 관광 활성화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 수 있다고 주장했다.

24일 오전 제주 쏘카터미널을 방문한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오른쪽)와 이소영 의원(가운데)이 박재욱 쏘카ㆍ에이펙스 모빌리티 대표이사와 함께 미래 모빌리티 비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 쏘카 제공

정치권과 지자체는 방향에는 공감하되 속도 조절을 언급했다. 이 의원은 자율주행 확대가 전기차 전환을 앞당기는 환경적 편익뿐 아니라 사고율 감소, 교통격차 해소 같은 사회적 효익도 크다며, 안전 우려를 함께 해소해 가면서 보급 확산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위 지사는 자율주행 도입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이해관계자 의견 조율과 사회적 수용성 확보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 점검 대상이 된 쏘카터미널은 지난해 12월 문을 연 약 2400평(7898제곱미터) 규모의 3층 건물이다. 카셰어링 이용자 대기실과 워크라운지 같은 편의시설 외에 자동세차 설비, 정비소, V2G 실증용 양방향 충전기 15기와 전용 주차면을 갖췄다. 쏘카는 이곳에서 산업통상부ㆍ기후에너지환경부ㆍ국토교통부가 공동 승인한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받아 올해 초부터 V2G(Vehicle to Grid) 사업을 진행 중이다. V2G는 전기차 배터리와 전력망이 전력을 양방향으로 주고받도록 해 차량을 ‘움직이는 에너지저장장치’로 쓰는 기술이다.

박 대표는 카셰어링을 넘어 국내 첫 V2G 실증과 자율주행 상용화를 하나씩 구현해 갈 오프라인 허브가 쏘카터미널이라며, 제주도가 지향하는 AI(인공지능) 기반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 중심의 기술개발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안은 쏘카의 사업 구조 전환과 맞물려 있다. 카셰어링에 머무르지 않고 ‘풀스택 모빌리티’ 기업으로 옮겨가겠다는 것이 회사가 내건 목표다. 쏘카는 지난 5월 자율주행 합작법인 에이펙스 모빌리티를 1500억원 규모로 설립했다. 양사는 하루 110만킬로미터 분량의 학습용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한국형 자율주행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위해 라이다와 카메라를 단 ‘풀 센서킷’ 차량도 도로에 투입할 계획이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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