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원유 미스터리…수입량을 어떻게 절반 가까이 줄였나 [최준영의 글로벌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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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거대한 나라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이 5월을 전후해 동남아 국가 등을 대상으로 원유 도입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을 토대로 추정해 보면 방출량은 상당한 규모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약 440만 배럴 규모로 세계 6위에 해당한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는 해상 유전을 중심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투자를 지속해 왔으며 이를 통해 확보한 생산 여력을 이번에 최대한 활용하면서 수입량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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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축유 방출·도입 조절로 국제 원유시장 충격 흡수
(시사저널=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중국은 거대한 나라다. 14억 인구와 세계 최대 규모의 제조업을 보유한 중국은 무엇이든 많이 필요하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발전하면서 에너지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에 맞춰 세계 에너지 시장은 변화했다. 중국은 재생에너지 분야 세계 1위 기술력과 보급 수준을 자랑하지만, 여전히 중국에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은 '석유'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인데 최근 중국의 원유 도입량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드는 일이 벌어지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원유 도입량은 하루 평균 1100만 배럴 정도를 유지해 왔다. 2014년 하루 617만 배럴 수준이던 중국 원유 수입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2020년 하루 1085만 배럴까지 증가했다.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로 인해 2022년 1000만 배럴 수준까지 줄어들었지만 이후 다시 늘어나 2025년엔 하루 평균 1155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다. 12월에는 하루 1318만 배럴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 원유 도입량 변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은 올해 3월부터였다. 이란 전쟁이 시작되면서 중국의 하루 평균 수입량은 1000만 배럴로 감소했다. 많은 국가가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해 원유 도입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4월 하루 평균 수입량은 820만 배럴로 감소했고 이후 5월 780만 배럴, 6월 640만 배럴까지 줄어들었다. 2025년 평균 수입량과 비교하면 약 500만 배럴이 감소했다. 한국의 하루 수입량이 280만 배럴인 것을 감안하면 500만 배럴 감소는 엄청난 수준이다.

韓 하루 280만 배럴 수입, 中 500만 배럴 줄여
중국의 원유 도입량 감소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큰 어려움을 겪던 국제 원유시장 안정에 큰 기여를 했다. 세계에서 하루 생산되는 원유는 약 1억 배럴 규모이며 이 가운데 2000만 배럴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 20%의 원유가 전쟁으로 인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자 원유 가격은 100달러를 훌쩍 넘기게 됐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동서 횡단 송유관을 통해 하루 500만 배럴 수준으로 우회 수출을 시작하고,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하는 송유관을 이용해 하루 180만 배럴을 수출하면서 공급 부족분은 약 1300만 배럴로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하루 500만 배럴의 수입량을 줄이면서 국제 원유 시장의 공급 부족분은 800만 배럴 수준으로 감소했다. 많은 양이지만 주요 선진국의 비축유 방출,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의 증산,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 감소가 결합되면서 세계 원유 시장은 당초 예상과 달리 100달러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었다.
중국은 이란 전쟁 발발 직후 휘발유, 경유 등 석유류 제품 수출을 차단하는 등 국내 석유 공급 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이 시행했던 차량 운행 제한, 공장 가동 시간 조정, 재택근무 활성화 등 수요 억제 조치를 사용하지 않았다. 중국 내부에서는 유가 급등이나 공급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산업 생산도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여러 가지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등장한 설명은 중국이 평소 지속적으로 비축을 위한 원유를 추가 도입해 왔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비교적 최근인 2001년부터 원유 비축을 시작했다. 계속 증가하는 석유 사용량 증가로 인해 충분한 비축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실제 수요보다 많은 원유를 오랜 기간 도입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중국이 도입하는 원유 가운데 하루 평균 100만~200만 배럴은 비축용으로 추정됐다. 이란 전쟁 이후 유가가 급등하자 중국 정부가 비축유 도입을 중단하면서 비축분만큼의 수입량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충분히 타당한 분석이지만 하루 500만 배럴의 감소분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두 번째 분석은 대규모 비축유 방출에 따라 수입량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총 14억 배럴에 이르는 막대한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4억 배럴은 국가 비축분이고 나머지 10억 배럴은 민간이 보유한 재고분으로 추정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요청에 따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비축유 방출이 진행됐지만 중국은 비축유 방출 규모는 물론 방출 여부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분석이 어렵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이 5월을 전후해 동남아 국가 등을 대상으로 원유 도입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을 토대로 추정해 보면 방출량은 상당한 규모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높다. 즉 방출 규모가 수요에 비해 더 많았기 때문에 초과분을 해외로 수출하는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정확한 방출량 규모가 공개되지 않고 앞으로도 공개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를 추정하는 것은 어렵다. 향후 중국의 수입량이 평소 수준보다 더 많아진다면 그만큼의 양이 방출되었을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석유화학 수요 대체하는 석탄화학 산업
세 번째 분석은 중국 내 생산량 증가를 통해 수입량을 감소시켰다는 것이다. 중국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약 440만 배럴 규모로 세계 6위에 해당한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는 해상 유전을 중심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투자를 지속해 왔으며 이를 통해 확보한 생산 여력을 이번에 최대한 활용하면서 수입량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자체 에너지 생산 확대를 위한 노력은 최근 천연가스 생산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천연가스 생산량은 최근 셰일가스 개발 본격화 등으로 인해 매년 약 5% 수준씩 증가하고 있다. 원유의 경우 2021년 400만 배럴에서 2025년 440만 배럴로 증가했다. 하지만 하루 수백만 배럴의 수입량을 대체할 규모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중국 내 생산 증가를 통한 수입량 감소 비중은 극히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네 번째 분석은 중국이 전략적으로 석유화학 분야의 수입량을 줄이고 대신 석탄으로 이를 대체했다는 추정이다. 중국은 2000년대부터 석탄을 이용한 화학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이에 따라 중국의 석탄화학 산업은 급성장했으며 과거 석유를 통해서만 생산할 수 있던 많은 물질을 이제는 석탄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의 석유화학 분야가 필요로 하는 원유량은 약 560만 배럴인데 정부가 의도적으로 원유 도입을 줄이고 석탄화학 분야 생산량을 증가시키면 상당한 수준의 원유 도입 감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실제 중국 석탄화학 기업의 가동률은 최근 급상승하고 매출 규모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상의 사항들을 종합해 보면 중국은 비축 목적의 원유 수입 중단, 비축유 방출, 석탄화학으로의 전환 등을 통해 대규모 원유 도입량 축소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중국이 추진해 오던 에너지 안보 전략을 위한 방안들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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