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SK와 730조 파트너십 발표"…엔비디아, 한국과 전방위 협력

양정민 기자 2026. 7. 2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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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메모리 설계에 자율주행·발전·클라우드까지
최태원 "AI 코스트 낮춰 한국이 데이터센터 허브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SK그룹과 5000억달러(약 730조원) 규모의 사업 파트너십을 예고하며 한국 기업과의 전방위 협력 구상을 밝혔다. 반도체와 자동차, 로봇, 에너지,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대규모 협력이 이재명 대통령 앞에서 공개됐다.

젠슨 황 CEO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호텔에서 이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SK그룹과 엔비디아는 오늘 양사 간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발표할 것"이라며 "그 규모는 5000억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금액은 특정 계약이라기보다 다년간의 포괄적 협력 규모로, 세부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최태원 SK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CEO는 협력 대상을 국내 주요 그룹으로 넓혔다. 그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엔비디아는 칩 디자인과 메모리 디자인에 대한 파트너십을 진행할 것"이라며 "한국의 선도적 클라우드 기업인 네이버에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력은 반도체를 넘어선다. 황 CEO는 현대차그룹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자율주행하는 제네시스 차량을 공동 개발하고 로보틱스 협력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와는 공장과 가정에서 쓸 수 있는 발전 시스템을 함께 개발한다고 부연했다.

연구·인재 협력도 소개됐다. 젠슨 황 CEO는 한국에서 AI 프론티어 랩을 통한 연구협력과 엔비디아 연구원들의 한국 이주 계획을 언급했다. 또 "'코리아 AI'를 구축하기 위해 카이스트와도 협력할 계획"이라며 "대한민국에서 대한민국을 위한 '대한민국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발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칩 개발부터 피지컬 AI, 인프라까지 개발하는 다양한 파트너십도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젠슨 황 CEO는 한국의 상황을 '대한민국의 황금시대'라고 평가했고, 이 대통령은 지금이 그 시작이라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추진하는 AI 국가전략과 3대 메가프로젝트를 설명하며 엔비디아의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기념 촬영 후 악수하고 있다.왼쪽부터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이재명 대통령,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 최태원 SK 회장. 사진=연합뉴스

같은 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한국을 세계 AI의 시험대로 만들자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 서밋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등도 자리했다.

최 회장은 "국민 1인당 최소 하나씩 AI 에이전트가 있어야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그러면 대한민국이 AI를 실험할 수 있는 전 세계 AI의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AI 네이티브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며 "새로운 기술이나 앱이 있으면 대한민국 기업과 시장에 와서 직접 열심히 테스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최태원 SK 회장(좌)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우)가 미디어브리핑을 진행 중이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최 회장은 AI 대중화의 걸림돌로 비용 문제를 짚었다. 그는 "지금은 AI 코스트가 너무 비싸다"며 "모든 방법을 동원해 코스트를 낮춰 전 세계 많은 사람이 AI의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해법으로는 한국의 인프라 역할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은 더 많은 메모리칩을 만들고 AI 데이터센터도 더 많이 만들어 글로벌 인프라에 집어넣어야 한다"며 "미국과 유럽, 아시아를 잇는 AI 데이터센터의 허브가 될 필요가 있다. 이런 게 AI 비용을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AI의 부작용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 거버넌스를 잘 만들어야 하고, AI가 없애는 것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환경을 해치지 않는 상태로 보전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AI는 이제 시작하는 상황으로 앞으로 훨씬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며 "더 성숙한 발전기를 대비해 대한민국과 미국이 힘을 합쳐 훨씬 좋은 AI 인프라와 생태계를 만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SK그룹은 회담 직후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과 7500억불 반도체 공급을 협력하기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