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브로드컴 AI 가속기에 HBM·2나노 공급…'원스톱 턴키'로 승부

양정민 기자 2026. 7. 2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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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5년간 2000억달러 이상 협약
HBM4·2나노 파운드리·첨단 패키징 결합해 커스텀 AI칩 지원

삼성전자가 미국 브로드컴과 5년간 2000억달러(약 297조원) 규모의 반도체 협력에 나선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한 번에 제공하는 삼성전자의 '원스톱 턴키' 역량을 앞세워, 빠르게 커지는 맞춤형 AI 반도체 시장을 공략한다.

삼성전자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차세대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협약에 따라 양사는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메모리·파운드리 분야에서 2000억달러 이상 규모의 전략적 협력을 추진한다. 다만 이번 협약은 확정 계약이 아닌 전략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단계다.

행사에는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과 혹 탄 브로드컴 CEO를 비롯한 양사 경영진과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세계 유일의 원스톱 턴키 솔루션을 기반으로 브로드컴과의 협력을 확대해 차세대 AI 반도체 시장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장과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가 24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첨단 반도체 기술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번 협력은 커스텀 반도체(ASIC) 설계를 선도하는 브로드컴과 메모리·제조·패키징을 아우르는 삼성전자의 역량을 결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가 자체 AI 가속기를 잇따라 도입하면서, 이를 설계하는 브로드컴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을 비롯한 최첨단 메모리 솔루션을 공급해 브로드컴 AI 가속기의 성능과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c D램과 4나노 베이스다이 기술을 적용한 HBM4를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데 이어, 5월에는 HBM4E 샘플도 업계 최초로 고객사에 공급하며 차세대 HBM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브로드컴의 차세대 고속 데이터 통신용 반도체 등 주요 제품에 2나노 이하 첨단 공정을 적용해 제품 경쟁력을 높인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 기반의 첨단 패키징 기술로 고성능·고효율 AI 반도체 구현을 지원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를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와 공정을 함께 최적화하는 단계부터 칩 설계, 첨단 패키징, 양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긴밀하게 연계한다. 이를 통해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성능과 전력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설계와 제조가 나뉜 경쟁사와 달리, 한 회사가 전 과정을 맡아 리드타임과 공급망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차별점이다.

2000억달러라는 규모는 이번 서밋에서 발표된 반도체 협력 9500억달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대형 건이다. 다만 이는 5년에 걸친 포괄적 협력의 상한 성격이 강한 업무협약으로, 실제 물량과 단가, 공급 일정은 개별 계약으로 구체화돼야 실체가 잡힌다. 브로드컴이 삼성의 HBM과 2나노 파운드리를 실제로 얼마나 채택하느냐는 결국 성능과 수율, 가격 검증에 달려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2나노 파운드리는 아직 수율 안정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브로드컴 물량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으로 꼽힌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DS부문장은 "AI 시대에는 메모리, 로직, 첨단 패키징이 긴밀하게 통합된 반도체 솔루션이 중요하다"며 "브로드컴과의 협력을 확대해 미래 AI 인프라 발전을 가속화하고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찰리 카와스 브로드컴 반도체 솔루션 그룹 사장은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다양해지는 시장의 요구에 최적화된 차세대 솔루션을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