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자수 수정 72건 들여다보니…6000명 늘고 12시간 뒤 정정도

손경호기자 2026. 7. 2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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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6개 구·시·군 선관위 수정 보고…사유 기재도 제각각
검단구 6611명 증가·군포는 12시간 뒤 정정
합수본, '투표 통계 조작' 의혹 관련 수정 내역 분석
22일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시민이 선관위 간판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된 투표자 수 수정 보고가 전국에서 최소 72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 차례 수정으로 투표자 수가 6000명 넘게 늘었고, 최초 보고 이후 12시간이 지나서야 정정된 사례도 확인됐다. 수정 사유도 구체성이 부족해 '주먹구구식' 투표율 관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시간대별 투표수 수정보고 이력'에 따르면 지방선거 당일 중앙선관위는 전국 56개 구·시·군 선관위로부터 모두 72건의 수정 보고를 받았다.

전국 구·시·군 선관위는 모두 255곳으로, 추가 수정 사례가 더 확인될 가능성도 있다.

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은 선거관리시스템 입력 내용을 수정할 경우 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시·도 선관위의 확인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보고에는 '기재 누락으로 인한 정정', '투표자 수 변경', '투표자 수 오기 확인' 등으로만 적혀 오류 발생 경위는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

인천 검단구는 오후 4시 기준 투표자 수를 5만4665명으로 보고했다가 이후 6만1276명으로 정정해 6611명이 늘었다. 선관위는 수정 사유로 "투표소별 최종 보고 후 집계 및 저장하였으나 총 선거일 투표수가 상이함"이라고 밝혔다.

경남 사천은 1만5634명에서 1만9631명으로, 강원 고성군은 4392명에서 5639명으로 각각 수정됐다.

단순 입력 오류 사례도 있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백운동 제1투표소는 41명을 410명으로, 전남 해남군 계곡면은 84명을 284명으로 잘못 입력했다가 정정했다.

오류를 뒤늦게 수정한 사례도 확인됐다. 경기 군포시는 오전 7시 발생한 오류를 오후 7시에 바로잡았고, 충북 진천군은 오후 6시 기준 투표자 수를 투표 종료 뒤인 오후 9시에 수정했다.

경북 경주시 용강동 제1투표소는 투표자 수를 2162명에서 2161명으로 줄였다가 다시 2162명으로 복구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와 충남 홍성군은 오후 4시와 오후 5시 투표자 수가 동일하게 입력돼 이후 수정했다.

중앙선관위의 시간대별 투표율은 투표관리관이 읍·면·동 선관위에 전화로 보고한 투표자 수를 선거관리시스템과 투·개표 보고시스템을 거쳐 집계된다.

선관위의 '투표 통계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도 이번 수정 내역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합수본은 직원들이 공식 수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록 없이 통계를 변경했는지, 일부 지역에서 투표자 수를 여러 시간대로 나눠 입력해 투표율을 조정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까지 경기 김포를 비롯한 경기권 2곳과 충청권 일부에서 관련 의혹이 포착됐으며, 수사당국은 다른 지역으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은혜 의원은 "가장 기초적이고 정확해야 할 투표율이 주먹구구식으로 파악되고 수정됐다"며 "해이한 선거관리가 어디까지 번져 있었을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특검이 성역 없이 강도 높게 수사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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